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요즘 들어 갑자기 진화론이 뜨거운 관심이 대상이 되는 것 같다. 아마 문재인정부의 과학기술 관련부처에 자꾸 창조과학에 연관되어 있는 사람들이 물망에 오르는 바람에 그런 것일수도 있지만, 몇 년 전부터 진화론 관련된 서적들은 꾸준히 출판되고 있고 얼마 전에는 진화론의 대중화를 추구하는 세계적인 과학 커뮤니케이터 리처드 도킨스도 다녀갔을 만큼 요즈음 한국에서 진화론의 열기는 뜨겁다.
열린연단 『문화의 안과 밖』 강연 시리즈: 2015 오늘을 성찰하는 고전 읽기 「근대 사상과 과학」 4강: 찰스 다윈 《종의 기원》 (강연자: 장대익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교수)
장대익 교수는 진화의 비밀을 밝힌 다윈을 다섯 가지 얼굴로 들여다본다. 각각의 면모는 모험가, 통섭자, 커뮤니케이터, 혁명적 과학자, 글쟁이에 해당하는데 물론 그 가운데 과학적 혁명을 이끈 부분을 부각하여 설명하고 있다. 그를 위해 다윈이 제기한 위대한 질문, 다양성은 어떻게 가능했는지 또 정교한 자연은 어떻게 가능했는지를 주요 고리로 삼아 그를 둘러싼 다윈의 응답에 대해 풀어 말한다. 그 답은 무엇보다 “변이들, 생존 투쟁, 대물림”을 키워드로 하는 자연선택이 되는 것인데, 다른 한편 다윈이 “생명의 나무(tree of life)”라는 개념과 더불어 비본질주의적 견해인 진화론을 세상에 내놓음으로써 ‘생명의 사다리’와 같이 위계적이고 단선적 과정으로 그릇되게 파악돼온 기존 과학적 이해 방식을 바로잡았다고 주장한다.
“인류의 역사상 최고의 아이디어를 낸 사람은 누구인가? 딱 한 사람만 골라야 한다면 나는 주저 없이 그를 택하겠다.” 미국의 저명한 철학자 대니얼 데닛은 그를 감히 뉴턴이나 아인슈타인보다 더 위대한 사상가라고 치켜세운다. 자연 선택이라는 메커니즘을 도입해 의미와 목적이 없는 물질 영역과 의미, 목적, 그리고 설계가 있는 생명 영역을 통합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에든버러 의대에서 채 2년을 채우지 못하고 낙향한 18세 청년을 그 누가 인류 역사상 최고의 아이디어를 낼 만한 인물이라고 기대했겠는가? 오히려 성공한 의사였던 그의 아버지는 “사냥질, 개, 쥐잡기에나 관심이 있는 너는 가족과 너 자신에게 부끄러운 존재가 될 거다.”라며 그를 심하게 나무랐다. 나중에 아버지는 이 말을 일생일대의 실수로 여겼을 것이다. 그 아들이 바로 『종의 기원(On the Origin of Species)』을 남긴 찰스 로버트 다윈(Charles Robert Darwin, 1809~1882)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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