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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박성진 중기벤처부 장관 후보자의 창조과학회 이사 역임 이력 때문에 과학계가 시끌시끌했다. 관련하여 기독교 언론(기독일보)의 과학 섹션을 찾아보면, 생각했던 것보다 상태가 아주 심각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0년도 더 이전에 과학적으로 반증 끝난걸 창조과학회가 아직도 반증되지 않았다고 우기는 글을 당당하게 2017년 7월 기사로 올리고 있다. 그것도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조차 없고 선언적 말장난뿐인 블로그 또는 페이스북 포스팅 등을 퍼다가 명색이 언론사라는 곳에서 정식 기사로 내고 있다. 


예를 들면, 소위 "과학" 기사라고 "인간과 침팬지의 DNA는 1%만 다르다고?"라는 제목의 기사를 냈는데(...), 기사 원문의 다음 인용문을 (꾹 참고서) 읽어보기 바란다. 

(인용시작) 

"인간의 염색체는 23쌍이고 침팬지의 염색체는 24쌍이다 
혹자는 인간의 2번 염색체와 침팬지의 12번,13번 염색체가 비슷한 것을 발견하고 공통조상의 12,13번 염색체가 2번으로 합쳐졌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합쳐진 흔적이 남아 있어야 할 것이다 
염색체 끝에 있는 텔로미어가 결합을 했다는 증거라는데 오히려 텔로미어의 역할은 마치 골무처럼 결합을 방지하는 것이다 
모든 염색체에는 한개의 센트로미어를 가지고 있는데 두 개의 염색체가 결합되었다면 텔로미어가 2개이고 센트로미어도 2개가 있다 
문제는 2개의 텔로미어와 2개의 센트로미어는 찾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그들은 퇴화되었다고 주장하며 비활성화된 것을 찾아보지만 이것도 발견하기 어렵다" 

(인용끝)  

소위 dicentric chromosome 이라고 하는, 염색체 접합의 흔적이 있는 염색체가 생기는 일은 생각보다 흔하다. 인간과 침팬지의 차이를 알려주는 경우 말고도 식물에서도 볼 수 있는 현상이고, 배양된 인간 세포주에서도 발생한다. 이 경우 세포분열시의 안정성을 위해 한쪽 centromere는 후성유전 또는 deletion에 의해 불활성화된다. 이걸 "발견하기 어렵다"고 주장하는 것은 2005년 지적설계론 관련 '키츠밀러 vs 도버 교육청 재판'에서 명백하게 반증되어 폐기된 주장인데 창조과학이라는 사이비종교를 믿는 사람들이 이걸 아직도 들고 나오고 있다.  (12년 묵은걸 아직도 새것인양... 정말 뭘 모르는게 아니라면 거짓말로 사기치는 거라고밖에...)

 게다가 게놈의 염기서열 "숫자가 다르다"는걸 핑계로 유전자 염기서열이 훨씬 많은 차이가 난다고 주장하는 것 또한 microsatellite 또는 genetic duplication 등의 반복서열이나 유전자 중복 등의 많은 요소들을 일단 개무시한 다음 원하는 주장을 우기기 위해 말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보인다.


참고: 

1) Origin of human chromosome 2: an ancestral telomere-telomere fusion. [http://www.pnas.org/content/88/20/9051.short] (1991년 PNAS 논문) 

2) Generation and annotation of the DNA sequences of human chromosomes 2 and 4 [http://www.nature.com/nature/journal/v434/n7034/abs/nature03466.html] (2005년 Nature 논문. 2번 염색체의 게놈상의 접합 위치와 두 번째의 센트로미어 위치를 매우 정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본문 중) "Chromosome 2 is unique to the human lineage of evolution, having emerged as a result of head-to-head fusion of two acrocentric chromosomes that remained separate in other primates. The precise fusion site has been located in 2q13–2q14.1 (ref. 2; hg16:114455823–114455838), where our analysis confirmed the presence of multiple subtelomeric duplications to chromosomes 1, 5, 8, 9, 10, 12, 19, 21 and 22 (Fig. 3; Supplementary Fig. 3a, region A). During the formation of human chromosome 2, one of the two centromeres became inactivated (2q21, which corresponds to the centromere from chimp chromosome 13) and the centromeric structure quickly deterioriated42. A search of genome sequence for the presence of vestigial centromere and pericentromeric sequences identified a 2.6-Mb region in 2q21.1–2q21.2 that is enriched for pericentromeric duplications to chromosomes 1, 7, 9, 10, 13, 14, 15, 18, 21 and 22 as well as a variety of centromeric satellite repeat sequence motifs (HSAT5, GSATII, ACRO1). The degree of sequence identity of the interchromosomal duplications (< 98%) suggests that these pericentromeric segmental duplications existed before the formation of this chromosome. Within this 2.6-Mb interval, we identified a relatively large tract of satellite sequence (three tracts totalling 31,198 bp of alpha-satellite sequence over 36,696 bp), which likely demarcates the position of the ancestral centromere (Supplementary Fig. 3a, region B). These data raise the possibility that ancestral telomeres and ancestral centromeres that have disappeared over the course of mammalian chromosomal evolution might be marked by the presence of an abundance of residual pericentromeric and subtelomeric duplications." 

3) Centromere Destiny in Dicentric Chromosomes: New Insights from the Evolution of Human Chromosome 2 Ancestral Centromeric Region. [https://www.ncbi.nlm.nih.gov/pubmed/28333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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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키니를 입은 여성의 사진을 볼 때와 도구를 사용할 때 남성의 뇌 활성 부위는 동일하다고 한다.

뉴스원문: http://www.cnn.com/2009/HEALTH/02/19/women.bikinis.objects/

2009년에 AAAS 컨퍼런스에서 발표된 프린스턴대학 심리학과의 수전 피스크 교수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남자는 비키니 입은 (예쁜) 여자의 사진을 보면 '도구'를 다루고 '행동'을 취하는 데 관여하는 뇌내 부위가 활성화된다고 한다. 다시 말해 소위 '성적 대상화'가 이루어진다는 이야기.

그런데, 이러한 남성의 반응은 개인이 자유롭게 컨트롤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진화의 부산물이다. 말하자면 수컷이 유전자를 퍼뜨리기 위해 수태가 가능한 암컷을 찾는 기능이라는 것.

따라서 남자들은 여성을 대할 때 이러한 "진화적 영향"이 존재한다는 것을 항상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험 대상인 프린스턴의 이성애 남학생들에 대하여 성차별에 대한 정도를 설문조사를 하였는데, 적대적 여성 차별 (가령 여성이 남성을 지배하려 하고 있다 등) 수치가 높은 남학생들의 경우 이러한 (헐벗은-_-여성의) 사진을 보여줄 경우 타인의 생각, 느낌, 의도 등을 분석하는 기능의 뇌 부위 활성이 없었다고 한다.

그리고 남학생과 여학생의 반응도 흥미로운데, 남학생의 경우 반라의 여성 사진과 어떠한 단어 (예를 들어 밀다-만지다-당기다 등) 를 연관지을때 일인칭 형식을 사용하는 경향성이 보였고, 옷을 다 입은 여성의 경우는 삼인칭 형식이 두드러졌다. 반면 여학생의 경우는 그 차이가 보이지 않았다.

선행 연구 결과로는, 섹스어필한 (헐벗은) 여성의 사진을 남성에게 보여준 다음 그 여성과 (평상복을 입은 채로) 일대일로 (취업 면접이라든지...) 마주하게 될 경우 남성은 그 여성에 대해 성적 행위에 연관된 단어들을 보다 많이 떠올리게 된다고 한다. 따라서 피스크 교수는 "딱히 검열을 지지하는건 아니지만 그런 현상을 피하려면 직장에는 야한 사진 갖다놓지 말라"고 충고한다.

진화심리학에서 이성에 대한 대상화의 원인으로 설명하는 것이 남성의 경우에는 여성의 젊음과 그에 따른 명백한 수태가능성이고 반면 여성의 경우는 남성의 (사회적 집단 내에서의) 위치와 보유 자원의 유무다. 말하자면 그러한 것들이 이성에 대한 합리적 판단을 흐리게 할 수 있다는 것.


관련하여 일전에 내가 "(페북 프로필 사진에 보이는) 여자의 예쁜 외모는 (남자에게) 합리적이고 생산적인 논의 진행에 방해가 된다"고 했다가 뭔가 (글로써) 몰매를 맞았던 기억이 날 듯도 하고, 안 날 듯도 하다. ㅋㅋㅋ

SNS에서 나름 (자칭) 합리적이고 심오한 정치-사회적 담론을 즐긴다는 아재들이 또 페북에서 예쁜 여자만 봤다 하면 뭔 말을 해도 댓글에 꽃사진이나 던진다거나 그 여성이 뭔 헛소리를 지껄여도 아무 반론도 없이 아부나 떨고 찬양만 해대는 현상을 보고 있노라면.. 역시나 인간 수컷 은 奀(망)한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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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2013년 즈음, “진화에 필요한 시간"에 관하여 지적설계론 진영과 생물학자들 사이에서 일련의 논쟁이 벌어진 적이 있었기에 여기 살짝 소개하고자 한다. (사실은 이미 다 반증된지 오래된 것이긴 하다.) 일단, 난 수학에 대한 지식은 거의 없으므로 논리와 근거, 그리고 결론 정도만 참고하였다.


(0) 지적설계론: "진화에는 선택해야 할 변이가 한 가지 늘어날 때마다 이를 위해 필요한 시간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에 지구의 나이라고 하는 45억년은 우연적 변이와 자연적 선택에 의한 진화를 일으키기에는 부족한 시간이다." (따라서 지금 수준의 진화가 가능하려면 외부의 '지적 설계자'의 개입이 필수적이다.)


"We Have No Excuse- A Scientific Case for Relating Life to Mind" (Part1) (Part2) by Robert Deyes


This article explains why Monod is wrong and the claim of chance fails. It fails because probability decreases exponentially at an accelerating rate as the complexity of a system increases only incrementally. Because of the phenomenal rate of reduction even billions and billions of years of time and opportunity are not adequate for chance to mimic the simplest functions of life. 

To make matters worse, amino acids degrade very quickly. They are very unstable. So, while we are trying to get the first of 382 genes necessary for life, the environment is constantly switching off the machine. We don’t have billions of years. Maybe we have only an hour. We are like robbers in the bank caught by the police before we have time to run even a few of the trials necessary to get the vault open. The fact that renders the materialistic mechanism impotent is the exponential increase in the amount of probabilistic resources needed for the tasks chance claims to have performed. The exponential increase renders the resources available insufficient. Each additional step in the sequence exponentially increases the time needed to achieve any function, much less all of the function needed to comprise life. 

The primary defect of the unobserved hypothesized process of biological evolution is the absurd implausibility of the claim that a random mechanism can produce the sophisticated array of functional systems needed to run life. The exponential increase in the time necessary for each new step needed to attain the required function is the killer. Like a house of cards, the assembly of machines themselves requires an orchestrated timing. One cannot start building a sand castle today and expect to finish the job a year later after natural selection has torn it down.



(1) 윌프  이웬스: "진화에 필요한 시간은 exponential 이 아니라 logarithmic 이므로, 진화하기에 충분한 시간이 있었다."

Wilf, H. S.  Ewens, W. J. (2010). There's plenty of time for evolution. PNAS, 107: 22454-22456. [http://www.pnas.org/content/107/52/22454.full ]

"Objections to Darwinian evolution are often based on the time required to carry out the necessary mutations. Seemingly, exponential numbers of mutations are needed. We show that such estimates ignore the effects of natural selection, and that the numbers of necessary mutations are thereby reduced to about K log L, rather than KL, where L is the length of the genomic “word,” and K is the number of possible “letters” that can occupy any position in the word. The required theory makes contact with the theory of radix-exchange sorting in theoretical computer science, and the asymptotic analysis of certain sums that occur there."


(2) 유어트 & 뎀스키 et. al.: "natural selection 으로는 적합한 mutation을 찾지 못하며, epistasis 등 다른 요소들을 제외하고 지나치게 단순화했기 때문에 진화에 시간이 충분했다는 것은 옳지 않은 주장이다"

Ewert, W., Dembski, W., Gauger, A.,  Marks II, R. (2012). Time and Information in Evolution. BIO-Complexity, 2012(0). [http://www.bio-complexity.org/ojs/index.php/main/article/view/BIO-C.2012.4]

"Wilf and Ewens argue in a recent paper that there is plenty of time for evolution to occur. They base this claim on a mathematical model in which beneficial mutations accumulate simultaneously and independently, thus allowing changes that require a large number of mutations to evolve over comparatively short time periods. Because changes evolve independently and in parallel rather than sequentially, their model scales logarithmically rather than exponentially. This approach does not accurately reflect biological evolution, however, for two main reasons. First, within their model are implicit information sources, including the equivalent of a highly informed oracle that prophesies when a mutation is “correct,” thus accelerating the search by the evolutionary process. Natural selection, in contrast, does not have access to information about future benefits of a particular mutation, or where in the global fitness landscape a particular mutation is relative to a particular target. It can only assess mutations based on their current effect on fitness in the local fitness landscape. Thus the presence of this oracle makes their model radically different from a real biological search through fitness space. Wilf and Ewens also make unrealistic biological assumptions that, in effect, simplify the search. They assume no epistasis between beneficial mutations, no linkage between loci, and an unrealistic population size and base mutation rate, thus increasing the pool of beneficial mutations to be searched. They neglect the effects of genetic drift on the probability of fixation and the negative effects of simultaneously accumulating deleterious mutations. Finally, in their model they represent each genetic locus as a single letter. By doing so, they ignore the enormous sequence complexity of actual genetic loci (typically hundreds or thousands of nucleotides long), and vastly oversimplify the search for functional variants. In similar fashion, they assume that each evolutionary “advance” requires a change to just one locus, despite the clear evidence that most biological functions are the product of multiple gene products working together. Ignoring these biological realities infuses considerable active information into their model and eases the model’s evolutionary process."


(3) 코버트  렌스키 et. al.: "오히려 deleterious 한 mutation 이 있어야 natural selection에 의한 적응적 진화에 유리하며, 특정 epistatis 의 경우 진화가 오히려 빨라질 수도 있음"

Arthur W. Covert III, Richard E. Lenski, Claus O. Wilke, and Charles Ofria (2013). Experiments on the role of deleterious mutations as stepping stones in adaptive evolution. PNAS 110 (34), E3171-E3178. [http://www.pnas.org/content/110/34/E3171.full]

"Many evolutionary studies assume that deleterious mutations necessarily impede adaptive evolution. However, a later mutation that is conditionally beneficial may interact with a deleterious predecessor before it is eliminated, thereby providing access to adaptations that might otherwise be inaccessible. It is unknown whether such sign-epistatic recoveries are inconsequential events or an important factor in evolution, owing to the difficulty of monitoring the effects and fates of all mutations during experiments with biological organisms. Here, we used digital organisms to compare the extent of adaptive evolution in populations when deleterious mutations were disallowed with control populations in which such mutations were allowed. Significantly higher fitness levels were achieved over the long term in the control populations because some of the deleterious mutations served as stepping stones across otherwise impassable fitness valleys. As a consequence, initially deleterious mutations facilitated the evolution of complex, beneficial functions. We also examined the effects of disallowing neutral mutations, of varying the mutation rate, and of sexual recombination. Populations evolving without neutral mutations were able to leverage deleterious and compensatory mutation pairs to overcome, at least partially, the absence of neutral mutations. Substantially raising or lowering the mutation rate reduced or eliminated the long-term benefit of deleterious mutations, but introducing recombination did not. Our work demonstrates that deleterious mutations can play an important role in adaptive evolution under at least some conditions."

"Covert et al. (2013) showed in simulations that certain types of epistasis can actually speed up evolution. (Disclaimer: I’m an author on the Covert paper.)"

- Claus Wilke [http://serialmentor.com/]



(4) 뎀스키: FAIL
〉 Dembski == Dumbski
TRUE

======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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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주사위를 던지지 않는다."

- 알버트 아인슈타인


그 대신, 신은 제비뽑기를 좋아한다.

- 레위 16:8, 잠언 16:33, 18:18, 민수 26:55, 33:54, 사사 1:3


진화의 메커니즘 역시 유전자 발현 빈도의 무작위적인 변화에서 시작된다. 말하자면 생명의 진화는, 유전자 레벨에서 제비를 뽑아 발현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바로 그 시작점이 된다는 이야기.


"In a population of intermediate size (1/4N of the order of U) there is continual random shifting of gene frequencies and a consequent shifting of selection coefficients which leads to a relatively rapid, continuing, irreversible, and largely fortuitous, but not degenerative series of changes, even under static conditions."

- Sewall Wright


참고할 논문:

Wright, S. (1931). Evolution in Mendelian Populations. Genetics, 16(2), 97–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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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론을 "단지 이론일 뿐"이라는 학생에게 UC 버클리대학의 고생물학자 팀 화이트 교수가 "과학 이론"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 주는 영상. 


흔히 "진화론은 단지 이론일 뿐 증명된 법칙이 아니다"라는 주장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1) 실생활에서 사용되는 "이론" 즉 "그냥 떠올린 생각"과 "정립된 과학 이론"의 차이, 그리고 (2) "과학 이론"과 "자연 법칙"의 차이를 잘 몰라서 생기는 오해라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실생활에서 쓰이는 "이론적으로야 그렇지"라는 말과, "정립된 과학 이론(정설)"은 동일한 단어를 쓰지만 그 의미는 꽤 다르다. 이 용어상의 괴리를 이용하여 "과학 이론 또한 완벽하지 않으므로 불변의 진리가 아니다"라는 말로써 진화론을 반증하려는 시도들을 한다.


그러나 "과학 이론"은 그런 얄팍한 꼼수로 반증되는게 아니다. 과학적 방법론은 현상에 대한 관찰 - 법칙 발견 및 정리 - 가설 설정 - 가설에 대한 검증 수행 - 검증된 가설로써 이론 만들기의 단계를 거쳐 과학 이론을 만들어낸다.


이렇게 만들어진 이론은 대개의 경우 동료평가를 거쳐 논문으로써 발표되어 전문가들에게 공개적으로 검증을 받게 된다. 이 모든 단계를 다 거쳐야 하나의 정립된 "과학 이론"이 만들어지며, 다양한 시각에서의 접근법을 통해서도 이 이론이 지지되며 반증에 대한 방어에 성공할 경우 이 과학 이론은 타당성을 더해간다.


"진화"는 관찰된 자연 현상이며 팩트이다. 이러한 관찰된 팩트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에 대한 과학 이론이 바로 "진화론"이다.



학생: 찰스 다윈은 그의 책 “종의 기원”에서 두 가지 사실이 없으면 진화론은 그냥 이론에 불과하다고 했습니다. 중간 단계의 화석이 필요하고, 단순한 구성 단위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모든 생물에서요. 하지만 명백하게 과학적으로 세포는 단순하지 않잖아요? 따라서 제 질문은,


"왜 우리는 모든 생명에 관한 믿음의 타당성을, 그저 한 이론에 기반해야 하는가?" 


...입니다.


화이트 교수: 상당히 포괄적인 질문이고, 좋은 질문입니다. 우선 질문한 학생이 ‘다윈이 했다'고 한 말에 대해 반박하는 것으로 시작하겠습니다. 일단 나는 다윈이 그런 식으로 말하지 않았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사소한 걸로 말꼬리 잡지는 않기로 하죠. 학생이 말한 뒷부분으로 바로 갑시다. 왜냐면 사람들이 항상 말하기를, “진화는 그냥 이론일 뿐이다.” 라고 하니깐요. 그쵸? 기본적으로 그게 문제의 핵심입니다.


좋아요. 중력이론이라고 들어 본 적 있나요? 잘 들어맞죠. 질병에 대한 세균 이론은 어떨까요? 보시다시피, 과학에서는 “이론”이라는 용어를 좀 다른 방식으로 쓰고 있습니다. 과학 이론은 어떤 누군가의 막연한 생각이 아닙니다. 그게 "다윈의 생각일 뿐이었다"고 주장할 수도 있긴 하지만, (진화론은) 과학적으로 검증되어 왔고, 실제로 발생했다는 것이 입증돼 왔습니다.


“진화”는 단지 이론이 아니라 “팩트”입니다.


(다만) 진화에 관한 이론(진화론)이 있고, 그것은 "생물이 어떻게 진화했는가?" 하는 질문에 대해 이를 예측하고 적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사실과 관찰의 총체"입니다.


학생이 말한 "구성 단위"를 예로 들어 볼까요? 다윈이 그런 말을 했는지는 제가 확신하진 못하겠지만, 내가 엄청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다윈은 DNA가 뭔지 몰랐을 거라는 점입니다. 또한 확신하건대 다윈은 핵산이 뭔지 몰랐을 겁니다. Sarah(앞 시간 교수)가 우리에게 핵산에 대해 알려주었고, 내생각에는 그게 기본 구성 단위인데요, 맞죠?


우리는 이러한 환상적인 이해를 들고서 의학으로 다시 돌아가 보도록 합시다. 하워드 휴즈 의학 연구소. 우리 나라의 최고 대학들에 있는 하워드 휴즈 의학 연구소의 많은 연구자들은, 믿어주시길, 이런 연구를 하는 전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사람들을 뽑은 것이고, 이 사람들이 바로 그 구성 단위(DNA)에 대해 연구하고 있죠. 왜냐면 그 구성 단위는 암과 같은 것들의 가장 근본적인 기초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죠.


이제, 선택권이 주어졌다면, 여러분이 암에 걸렸다고 할 경우 이 통제불능의 세포에 대해 증거와 이성에 근거한 해석을 하는 쪽과, 그리고 그냥... 말하자면 “영적(靈的; spiritual)”으로 알아보고자 하는 쪽이 있을 경우, 그 중에서 어느 쪽을 택하겠습니까? 나라면 매번 언제라도 하워드 휴즈 의학 연구소를 택하겠습니다. 그쵸? 이건 명백하게 이쪽이 맞다고 입증된 것입니다.


진화생물학도 마찬가지입니다. 의학은 일부, 즉 이 거대하고 포괄적인 진화생물학의 일부입니다. 그게 의미하는 것은, 우리 과학자들이 진화를 (과학적인) 모든 관점에서 바라보았다는 겁니다.


또한 이 강의를 들으면서 여러분이 알 수 있듯이, 우리는 상당히 비판적인 사람들입니다. 그러한 과학의 핵심적인(+비판적인) 요소는 항상 존재하는데요, 왜냐면 우리는 언제라도 동료들의 연구를 놓고 “우와! 너 이거 틀렸어! 다윈 너 틀렸어!” 라고 말할 수 있고, 다윈이 실제로 틀린 적도 여러번 있구요.


다윈은 유전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그게 그냥 혼합되는 건줄 알았대요. 이제 우리는 유전자가 분리되어 전해진다는 걸 알죠. (이제 우리는) 입자(DNA)가 구성 단위라는 것을 알죠.


그러나, 그것(다윈이 몰랐던 유전 법칙)이 다윈의 자연 선택에 대한 이해 속으로 얼마나 아름답게 녹아들어가는지를 보세요. 그때 만들어진 예측들을 보세요. 그 예측들을 보면서 아프리카의 한 언덕에서 맨 위(지층)의 Abdullah(라는 이름의 고인류 화석)에서 시작해서 (아래 지층으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연속적으로 점점 작아지는 뇌용적과 점점 커지는 얼굴을 거쳐, 마침내 침팬지도 아니고 사람도 아닌 종의 생명체에 다다르는 걸 보세요.


여기서 우리는 (인류 진화에 대한) 가설을 검증했다고 할 수 있는 겁니다. 그리고 이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진화 이론이 잘 들어맞았다는 것을 입증하였으며, 이 경우에는 암에 대한 의생물학적 근거만큼이나 잘 들어맞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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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evolution.berkeley.edu (UC버클리대학 자연사박물관의 진화생물학 교육 웹페이지)


농작물의 병충해를 일으키는 해충들은 놀라운 속도로 진화하여 살충제 저항성을 갖게 된다. 그러나 여기에 진화이론을 이용하여 그러한 살충제 저항성 유전자가 집단 내에 퍼지는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한다. 말하자면 저항성이 없는 개체들이 번식할 수 있는 '피난처'를 제공하는 전략이다.

해충은 대개 곤충이거나 선충류의 기생충들인데, 이들의 특징은 한 세대의 기간이 짧으며 동시에 한 어미로부터 나오는 개체 수가 매우 많다. 따라서 진화하는 속도 또한 매우 빠르다. 실제로 농업에서 흔히 사용되던 메이저한 농약들에 대한 저항성을 갖는 해충들은 이미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빠른 진화로 인한 살충제 저항성 유전자의 전파 속도를 늦추려면? 진화론을 역으로 이용하는 유전학을 이용하면 된다. 일단, 저항성 유전자가 없는 개체들이 불어날 수 있는 피난처를 제공한다. 전체 경작 면적 중 일부를 살충제 없이 남겨두는 것이다.


대개의 경우 살충제 저항성 유전자는 열성인자다. 즉 유전자쌍 중 하나의 유전자만 저항성 유전자를 가진 잡종의 경우 저항성 형질이 나타나지 않고 두 개의 저항성 유전자를 동시에 물려받은 순종만이 저항성을 보이게 된다는 이야기.

따라서 '피난처'는 저항성 유전자가 없는 해충들을 생존케 함으로써 저항성 유전자를 갖는 해충들과 잡종을 이루어 그 숫자를 줄이는 효과를 가져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예를 들어 야생형 유전자를 R, 저항성 유전자를 r라고 할 경우,

RR x rr 교배의 경우 유전형의 조합은 Rr 뿐이므로 표현형은 모두 야생형, (r 보인 개체 100% 사망)

Rr x Rr 교배의 경우 유전형의 조합은 RR:Rr:rr=1:2:1 이 된다. (r 보인 개체 약 67% 사망)
Rr x rr 교배일 경우에만 Rr:rr=1:1 로 숫자가 유지된다. (r 보인 개체 50% 사망)

...이므로, 요약하자면, (인위적) 환경에 의한 선택압이 존재하지만, 일부 그 선택압 자체를 제거한 영역, 즉 피난처를 만들어 놓고 일정 비율의 야생형이 생존할 수 있는 환경이 보장될 경우 농약 저항성 해충이 발생하는 진화의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이야기.


참고:

Jin L et al. (2015). Large-scale test of the natural refuge strategy for delaying insect resistance to transgenic Bt crops. Nat Biotechnol. 33(2):169-74. [doi: 10.1038/nbt.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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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clusive fitness(포괄적합도)란, 진화론에서 논란의 대상이었던 “이타주의”적 행동이 어떤 식으로 “자연 선택"에 의해 전해지는지에 대한 모델이다.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소위 '이기적인 유전자'가 개체의 그룹 내 이타주의를 어떤 식으로 발생시키는지를 설명해 주는 이론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에 대척점이랄 수 있는 이론이 group selection인데, 말하자면 이타적인 구성원이 많은 집단일수록 생존에 유리하여 결국 그것이 진화적으로 선택된다는 이론이다.


우선, 다음 동영상을 시청하기 바란다. (영어/자막없음: 영문 대본은 이글 마지막 부분에 있음)




2014년 2월 18일 (옥스포드대학 노조-_-로 착각하기 쉬운ㅋ) Oxford Union 토론협회에서 주최한 토론회의 QnA 세션인데, 리처드 도킨스가 Inclusive Fitness ("Kin selection(친족선택)" 이라는 말로 직관적 설명이 될듯하다)에 대해 질문자에게 간단한 강의를 해 주고 있다. 여기서 도킨스는 이타주의 자연선택 메커니즘에서 거의 정설로 여겨지고 있는 W. D. Hamilton의 inclusive fitness 이론에 대해 QnA 시간을 이용해 간략하게 (약 14분) 설명하고 있는데, 질문 내용이 나와 있지는 않지만 대략 어째서 E. O. 윌슨이 inclusive fitness 를 거부하고 group selection 으로 돌아섰는지에 대한 질문인 것 같다.


2010년에 E. O. Wilson은 진화학계에서 이타적 행동의 진화를 설명하는 가장 유력한 학설인 inclusive fitness 모델을 거부하고 당시 거의 사장돼 있었던 group selection 이론을 지지하는 논문을 네이쳐지에 게재하여 파문이 일었다. 다음은 문제의 E. O. Wilson 의 논문인데, 링크를 보면 알다시피 많은 양의 (안티)코멘트가 달려 있다.


- 윌슨의 폭탄:

"The evolution of eusociality"이론적 배경(부록)


- 이후 논쟁들: 

(1) "Inclusive fitness theory and eusociality"

(2) "Only full-sibling families evolved eusociality"

(3) "Kin selection and eusociality"

(4) "Inclusive fitness in evolution"

(5) "In defence of inclusive fitness theory" 

- 관련 한글 논문:

"포괄적합도 이론 논쟁과 의미론적 문제" (<과학철학> 전진권 & 장대익, 한국과학철학회.)


이에 도킨스는 이타주의적 행동에 대한 Hamilton's rule [(Relationship)*(Benefit)>(Cost)일 경우 이타적 행동이 퍼진다 - 즉 선택압에 대한 유전적 적응/적합도는 직계자손 뿐 아니라 모든 혈연관계도 고려해야 한다] 을 설명해 주고, 어째서 윌슨이 이를 거부하는지를 추측해 본다.


"Inclusive fitness 는 1930년대에 네오다위니즘이 대두하면서 수학적 계산에 의해 연역된 법칙이기 때문에 이를 실험적으로 증명하려 한다는 것은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삼각형 그려서 실측해서 증명하려는 것과 같다고 본다. 즉 이는 윌슨의 주장과는 달리 실험적 증거를 통해 증명해야만 하는 부산물이라고 볼 수 없다." 

"전체 혈통에 대한 이타적 행동이 전혀 없는 생물종의 경우라도, 그냥 R*B≤C 의 관계가 그것을 유발했을 뿐인 것이지, Hamilton's rule 자체에 대한 반증이 되지 못한다." 

"윌슨과 동료들이 inclusive fitness를 거부하는 것은, 아마 계산 자체가 어렵기 때문에 필드 생물학자들이 적용하기에 실용적이지 못하기 때문 아닐까."


다만 도킨스가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것은 개체가 inclusive fitness를 최대화시키느니 그딴것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막바로 유전자 레벨로 들어가서 유전자가 개체를 조종하는 부분에 대해 따져보는 것이라고 한다.


집단유전학에서 나온 inclusive fitness 이론은, 자연 선택으로 인한 생존 경쟁에서 "유전자"가 살아남기 위해 택하는 방법을 설명하기 위한 이론으로, 어째서 "이타주의"가 진화적으로 유리한지를 설명하기 위한 이론인데, 여기서 "fitness," 즉 "적합(適合)"의 진화적 의미를 설명해 주고 있다.


진화에서 fitness (적합)의 의미: 

[다윈 시대 - 더 강한 쪽] vs [현대 - 살아남는 쪽]


직계가족 뿐 아니라 일가친척 및 기타 혈연관계에 있는 모든 혈족들의 생존률 및 번식률을 높여주는 방향으로 자연선택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1960년대 중반에 W. D. Hamilton 이라는 집단유전학자&진화학자가 수학적으로 계산했는데, 요약하자면 자연선택에 살아남은 '적합(fitness)'은 개체의 생존보다는 그 개체가 담고 있는 유전자의 생존에 유리함을 말함이다.


(다음은 내가 동영상을 듣고서 직접 받아적은 대본이다. 틀린 부분이 있을 수 있으나 대체적인 의미는 전달되리라고 본다.)



참고하기: 

Hamilton, W.D. (1964). The genetical evolution of social behaviour. I. J Theor Biol. 7(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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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열린연단 주최 강연 시리즈 중 2017년 7월 15일에 열렸던 진화생물학과 분자생물학에 관한 강연이 있어 여기에도 공유하고자 한다. 1부 강연은 이준호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 2부 토론은 조은희 조선대학교 생물교육과 교수가 진행한다.


문화의 안과 밖 강연 시리즈: 2017 계승과 변화를 거듭해온 인류 지성사에 대한 성찰


이준호 교수는 사회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의 말을 인용한다. “지금부터 500년, 또는 1000년 후에 현대 생물학의 두 개의 랜드마크를 꼽는다면 하나는 1859년의 『종의 기원』이고 다른 하나는 1953년의 DNA 구조 논문이다.” 그 같은 선정 이유에 전적으로 동의하면서 다윈(Charles Darwin)은 불변의 진리가 존재한다는 “철학의 정수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사고의 전환을 이끈 데서, 왓슨(James Watson)과 크릭(Francis Crick)은 “유전 물질로서의 DNA의 구조를 밝힘으로써 진정한 의미의 ‘분자’ 생물학 시대”를 열게 한 데서 각각의 혁명적 역할을 발견한다. 그러나 “하나를 알고 나면 모르는 것이 훨씬 많아진다는 것”이 생물학을 공부하는 가장 큰 보람이라며 겸허한 도전을 촉구한다.


1부: 강연 - 이준호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이준호: "똑같은 장면을 보고서 우리는 전혀 다른 질문 두 가지를 할 수 있습니다. '왜'라는 질문하고 '어떻게'라는 질문입니다. 그래서 생물학에서도 크게 두 가지의 질문을 할 수 있다라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라고 하는 것은, 저희는 메커니즘 또는 기전이란 표현을 쓰는데요, 어떻게 작동해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가 하는 것으로 아주 가까이에서 일어나는 현상, 원인을 찾는 겁니다. 근접해 있는 원인을 찾는 경우를 우리는 '어떻게' 질문에 대한 것으로 연결시킵니다. '왜'라는 질문은 궁극적으로, 결국 진화로 연결되는 겁니다. 진화에서 생존으로 선택되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것으로 귀결하는 질문이 됩니다. 그런데 그동안 현대 생물학에서 계속 풀어왔던, 분자생물학의 입장에서 풀어왔던 질문들은 거의 대부분 '어떻게'의 질문입니다. 그런데 21세기에 '왜'라는 질문과 '어떻게'라는 질문이 합쳐져서 융합되는 시대에 다시 왔습니다. 그러니까 그동안 양립하고 있다가 이제는 두 가지를 한꺼번에 물어볼 수 있는 도구를 우리가 가지고 있는 때에 왔습니다."


2부: 토론 - 조은희 조선대 생물교육과 교수



이덕환(사회): "우리가 유전에 대해서 굉장히 많은 것을 알게 되고 또 유전에 직접 인간이 관여할 수 있는 기술들이 늘어나면서 우리가 커져가고 있는 건 사실입니다. (중략) 이런 문제들에 대해서, 완성된 형식은 아니겠지만, 하여간 사회적으로 합의를 만들어내기 위한 노력들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서는 과연 그런 게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참 걱정스러운 부분이 많습니다. 그러니까 일방적인 반대, 일방적인 거부감, 일방적인 찬성이 너무 극단적으로 부딪치는 부분이 있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조은희: "19세기와 20세기는 연구 방법이 굉장히 바뀝니다. 즉 다윈이 그 시절에 썼던 방법이 있고 그 다음에 왓슨과 크릭이 새로 사용했던 방법들이 있는데 왜 그때 그런 방법들이 사용되었을까 하는 측면과 함께 그것 각자가 어떤 함의를 가지는가를 질문드리고 싶구요, 또 중요하게는, 우리가 유전자를 DNA 서열이라는 형태로 이해하고 있는데 그러면 그 유전자의 의미란 도대체 무엇인가, 그리고 우리가 그 DNA 서열을 정확하게, 또 전장 유전자 전체 서열을 다 결정할 수 있다 할 때 그것이 과연 우리의 미래나 사람의 형질을 예측하고 알아낼 수 있다는 것인지, 그렇지 않다면 도대체 어디까지를 얘기할 수 있는 것인지 등등 특히 발생학을 전공하시는 이준호 선생님이 보다 정확하게 해주실 수 있는 말씀이 많이 있으실 것 같습니다."


2부 토론 마지막 부분 질의응답시간 중



Q: 이른바 창조과학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A(이덕환): 2014년이라고 제가 기억하는데 프란치스코 교황이 교황청에 과학위원회라는 게 있습니다. 거기의 검토를 거쳐서 진화론하고 빅뱅 이론은 과학 이론이고 성경의 창세기와 충돌하지 않는다, 기독교의 하느님은 무엇이든지 가능하게 만들 수 있는 요술지팡이를 가진 마술사가 아니다, 이렇게 선언을 했습니다. 적어도 가톨릭의 해석에서는 진화론이 성경 해석하고 충돌하지 않는다고 정리가 된 셈입니다.


아직 우리나라의 개신교에서는 그게 정리가 안 되어 있는 거고, 미국 대법원에서도 진화론은 과학 이론이고 창조론은 종교적 신념이다, 그래서 공립 학교에서는 창조론을 가르치면 안 된다고 판결을 했습니다. 미국 ‘과학원’이죠, ‘Academy of Sciences’에서도 똑같은 내용의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 나라에서는 지금 오늘 여기서 들으셨던 이런 진화론의 진짜 핵심 과학적인 부분들, 이런 부분에 대한 이야기는 안타깝게도 찾아보기 어렵구요, 진화론을 다른 영역으로 확대 해석하는 진화사회학, 진화심리학, 온갖 아류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쪽에서의 활동들이 너무 다양한 것 아닌가, 그래서 정작 진화론의 핵심은 다 놓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희 과학계가 굉장히 난처한 부분이 저희가 어떤 연구를 해서 결과가 나오면 그 결과의 확대 해석을 가장 두려워합니다. 연구자들이 뜻하지 않았던 방향으로 자의적으로 막 해석을 해갖고 그걸 가지고 연구자를 공격을 하면 정말 난감한 상황이 됩니다. 진화론의 응용 부분이 상당히 많은 경우에 그런 것 같습니다. 거의 모든 것을 진화론이 설명해 주는 것처럼 그렇게 얘기하는데, 진짜 다윈의 해석 그리고 왓슨의 DNA에 대한 해석을 기반으로 한 진화론에 대한 과학적 연구는 굉장히 제한적입니다. 그렇게 다양하지 않거든요. 그런데 과학자들은 그게 명백한, 그러니까 우리가 알고 있는 과학의 틀 안에서는 신기할 수 있는 것이라고 믿고 있는 겁니다. 그 정도로만 이해해주셨으면 좋겠는데, 너무 막 대단한, 세상의 모든 것을 해석해주는 이론으로 과장을 해버리면 모든 사람들이 다 불편한 이야기가 되는 것 같습니다.


저희가 ‘진화가 발전이 아니다, 진보가 아니다’라는 얘기를 꽤 오래 전부터 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아까 말씀드렸듯이 진화론은 현대 과학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고 상당히 건강한 모습으로 발전하고 있는데 이게 오해가 굉장히 많은 것 같습니다. 그 부분은 경계해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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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르원틴과의 인터뷰 (by David S. Wilson)

원문: The Spandrels of San Marco Revisited (by The Evolution Institute)


생물학적 진화와 인류의 문화적 진화에 관한 인터뷰가 있는데, 내 전공이 아닌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내용이 섞여 있는지라 꽤 어렵다. 다음은 "단속평형설"로 유명했던 고 스티브 제이 굴드와의 "산 마르코 성당의 스팬드럴논문 공저자였던 리처드 르원틴을 역시 진화생물학자인 데이빗 윌슨이 방문하여 인터뷰한 내용을 요약해서 설명하고자 한다.

르원틴에 따르면 굴드는 진화학자 사이에서 스타가 되고 싶었기에 임팩트를 주기 위하여 과장과 단순화를 이용하였다고 한다. 즉, 단속평형에 의한 진화의 정도를 그래프로 그린다고 한다면, 원래는 점진적 기울기의 변화와 급격한 기울기의 변화가 교차되는 것인데, 굴드는 학술 발표에서 명확한 인상을 심기 위해 진화가 완전히 멈추었다가 급격하게 이루어지는 그래프를 그린 것이다.

그리고 르원틴은 에드워드 O. 윌슨의 "사회생물학"에 대해서도 비판적 입장을 견지했는데, 예를 들어 인간의 "공격성"에 대해 이야기할 경우, 소위 "윌슨 학파"의 사회생물학 (또는 진화심리학)에서는 이를 인간의 "본성"의 하나라고 본다. 하지만 반대의 예로써 군대에 가지 않음을 고집함으로써 평생 감옥에 갇히는 경우를 어떻게 보냐고 묻는다면 그들은 "그것도 그 사람이 자신의 신념을 고집함으로써 나름의 공격성을 표출한 것이다"라는 대답을 들었다고 한다. 말하자면 공격성이 "있는 것"과 "없는 것"에 대한 대조가 불가능한 소위 "just so story"라는 것. 심하게 말하자면 아무데나 갖다 붙일 수 있는 말 만들기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I think the worst thing we can do in science is to create concepts where what is included or not included within the concept is not delimited to begin with. It allows us to claim anything. That’s my problem with Sociobiology. It’s too loose."

"내 생각에 과학을 하는 데 있어 최악은, 애시당초 무엇이 포함되고 포함되지 않는지를 한정짓지 않은 개념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러면 (말로는) 뭐든 주장할 수 있다. 그게 내가 생각하는 '사회생물학'의 문제다. 너무 느슨하다는 것."

또한 인터뷰어인 데이빗 윌슨은 생물학과 인류학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진화생물학자인데, 그와 관련하여 르원틴에게 "인류문화의 진화"에 대한 의견을 물어보았다. 인류문화의 진화라 함은, 문화는 기본적으로 집단적 유전의 형식으로써 후대에 전달이 되는데, 또한 환경에 의해 적응을 하게 되고, 필연적으로 전통과 변화된 환경과의 상호작용에 의해 변화를 겪게 된다는 것을 말한다. 르원틴은 이에 대해서도 다소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는데, 굳이 진화에 비유하여 인류 문화의 "진화"라고 할 것 없이 그냥 인류 문화의 "역사"라 하면 안되냐고 반문한다.

요약하자면 "인류 문화의 진화"는 문화의 "역사"를 생물학적 "진화"에 공통점을 끼워맞춘 잘못된 유비추리에 불과한 것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인간 이외의 동식물의 경우는 종의 변화와 더불어 환경의 변화를 함께 겪는 "공진화"를 하는 반면, 인간의 경우는 인간 자체의 원인에 의한 변화가 주도적이라는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두뇌의 발달로 인하여 동물들의 틀에 박힌 의사소통 방법이 아닌 언어에 의한 이성적-논리적 소통이 가능해졌다는 독특함으로 인해 "문화"라는 것이 생겼는데, 그 문화 자체의 생성과 변화 또한 진화의 결과로서 나타났기에 굳이 "문화"라는 것까지 이중적으로 진화적 시각에서 보기보다는 하나의 역사로서 인식하는 것이 더 옳다는 이야기.  

"Organisms are always creating their own hole in the world, their own niche(local environment)."
"생명체들은 언제나 세상 속에 자신들만의 구덩이, 즉 자기 자신만의 주변 환경을 만들어낸다."

윌슨은 그래도 문화적 "역사"는 지나치게 광범위한 개념이라고 생각하기에, 르원틴의 발언 중 "생물체는 언제나 자신(들)만의 환경(niche)을 만들어 낸다는 말에 착안하여, 공진화와 niche construction 의 발로에서 문화적 "적응"이 나타난다면, 이는 단순한 "역사" 이상의 좀더 specific 한 부분이 될 듯 하다며 훈훈한 마무리.

르원틴 역시도 환경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공진화의 결과로서 생물들에 의해 변화를 함께 겪는다는 이야기를 생물학자들에게 하면 다들 놀라고 받아들이기 어려워 한다는 코멘트와 함께, 모두들 화이팅을 외치며 훈훈하게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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