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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미국 1달러 지폐 (출처: 위키백과). 뒷면 왼쪽의 피라미드가 13층이라서 적그리스도를 상징하고 그 피라미드 꼭대기의 전시안(Eye of Providence)이 프리메이슨 휘장의 눈 모양이라는 음모론의 단골 소재로 쓰이고 있다.



이번 시간에는, 하드 사이언스는 아니지만 나름 흥미로운 주제의 심리학 연구결과를 하나 소개하고자 한다.


자연이나 사회에서 일어나는 특정 사건이나 현상에 "어떠한 근본적 원인이나 목적이 존재할 것"이라는 믿음은 인지적 편향성을 만들어 낸다. 이러한 편향성은 목적론적 세계관을 이루며, 언뜻 보기에 별로 상관없어 보이는 "음모론(conspiracism)"과 "창조론(creationism)"이라는 두 가지 신념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독특하게도 이를 연구한 짤막한 심리학 논문이 2018년 8월 20일자 Current Biology 라는 제법 괜찮은 생물학 저널에 오픈 액세스로 게재되었다1. (전체 읽기)


            

[이 글은 필자가 브릭에 연재 중인 글 중 앞부분 일부만을 올린 것이다. 전체 글을 읽고자 하면 다음 링크를 방문하기 바란다. (링크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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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Values

image from: xkcd.com


얼마 전, 학교 전산실에서 "통계 표본크기 산출" 주제의 세미나를 듣고 왔다.


???: "요즘 high IF journal에 논문 섭미션할때 그냥 p-value만 들이대면 리뷰오고 통계로 까이고 그러면 리젝받고. 그러면서도 리뷰어에게 허벌나게 치욕적 비난받고 낮은 IF 저널에 냅니다. 온코타겟을 살"(...)


결국 관건은, 통계 검정력을 위한 표본 숫자를 정확하게 계산해서 제시해야 논문 피어 리뷰어도 납득할거라는 얘기인듯 하다. 최근 들어 의학 및 심리학 논문들에서 재현성 위기 (https://en.wikipedia.org/wiki/Replication_crisis) 때문에 엄청 난리였는데, 잘못된 통계 검증 때문에 연구 자체의 유의성이 잘못 설정되어 실제로 그 연구들을 다시 수행해 보았을 경우 재현성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엄청 많았다고 한다. 특히 생물학의 경우 조사 대상의 약 80% 가까이 다른 논문의 방법을 따라했을 경우 결과 재현에 실패한 경험이 있고, 약 60%의 연구자는 심지어 본인의 실험 재현에도 실패한 적이 있다고 하더라(...).


그 이유로 생각해볼 만한 것이, 통계적 연관성이 인과성을 대표하지 않기 때문에 외부 조건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올 경우도 있겠지만, 많은 경우 통계적 계산을 잘못 적용하거나 너무 약한 통계검정을 사용하여 잘못된 통계치를 근거로 유의성을 주장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요즘같은 경우에는 p-value (귀무가설이 참일 경우에도 이를 기각하는 결과가 나타날 확률) 만으로는 부족하고, 통계적 검정력 및 그에 입각한 표본 갯수 설정 과정도 요구하는 저널이 많아지고 있다. 앞으로 이에 대해 많이 공부해야 할듯 하다.


[Sample size 결정을 위한 effect size 결정]


Cohen's d : 표준화된 효과크기=실제 효과크기/표준편차

<0.4: 작은 효과크기

0.4-0.7: 중간 효과크기

>0.7: 큰 효과크기


여기서 G-Power 라는 프로그램이 실험군당 표본 수 결정을 계산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https://en.wikipedia.org/wiki/G*Power)


참고:

https://cs.kaist.ac.kr/colloquium/files/20161031.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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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내용을 봐도 극단적인 사상적 편향성을 가진 사람이 읽을 경우 원하는 정보만을 취사선택하여 그 내용을 자신들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가령 스티븐 제이 굴드의 단속평형론을 두고 '연속적 진화를 반증한다'고 이해하는 창조과학 신도들의 경우도 한 예라고 볼 수 있겠다. 관련하여 화두를 던지고자 링크를 하나 공유하고자 한다. 네이버에서 '정신의학의 탄생'이라는 책의 내용을 일부 소개하고 있는데, 최근 출판된 '이상한 나라의 브렌다댓글의 키배질에 주의할것'라는 책과 같은 내용을 건국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하지현 교수가 설명해주고 있다.


이 책들은 둘 다 같은 내용을 소개하고 있는데, 요약하자면, 남자 일란성 쌍둥이에게 포경수술을 시켰는데 의료사고로 인해 그중 한 명의 생식기를 잘라내야 했다. 절망한 부모는 당시 심리학의 거장이며 '성 정체성'이라는 개념의 창시자로 알려진 존 머니(John Money) 박사의 권고에 따라 한 아이를 아예 성전환수술을 시킨 뒤 이름도 '브렌다'로 개명시키고 여자아이로 기른다. 그러나 그 아이는 자신은 '남자'라는 정체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무척 괴로운 유년 시절을 보낸다. 보다 못한 부모가 사실을 알려주었고, 브렌다는 다시 남자 이름으로 개명하고 남자로 성전환 수술을 재차 받게 된다. 말하자면 '성 정체성'은 사회적 요소보다 생물학적 요소가 훨씬 지배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성을 결정하는 요인에는 세 가지 요소가 있는데, 첫 번째가 성 주체성(sexual identity)으로 성염색체와 성기의 생김새로 결정하는 생물학적 성을 말한다. 두 번째는 성 정체성(gender identity)으로 이는 두 살 반에서 세 살 사이의 발달과정에서 ‘나는 어떤 성’인지 인식하는 심리적 성 정체성이다. 세 번째는 성 지향성(sexual orientation)인데, 매력을 느끼는 대상이 무엇인지를 뜻하는 것으로 이성이나 동성 혹은 둘 다가 될 수도 있다. 트렌스젠더, 동성애를 정의하는 데 이 세 가지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데이비드 라이머의 경우 성 주체성은 남성이지만 사고로 성기가 손상되자 성 정체성을 인위적으로 여성으로 만들려 했던 사례다. 또한 성 주체성은 남성이지만 자신의 성 정체성이 여성이라 자각하며 자란 사람이 성인이 되면 스스로의 결정에 의해서 성전환수술을 하기도 한다."

- 하지현 건국대학교 교수, '정신의학의 탄생'

Nature vs nuture 의 주제에서 identity의 문제는 nature가 주된 역할을 하기 때문에 nuture로써 강제로 바꿀 수 없다는 이야기를 터프(TERF; Trans-Exclusionary Radical Feminist)하신 정크래디펨(자칭 'Gender-Critical(GnC) Radfem'; '젠더'라는 개념은 가부장적 사회구조의 산물이며 따라서 가부장제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젠더'라는 개념 자체를 타파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분들은 '모든 것은 생물학적으로 결정된다'고 주장하고 싶으신가 보다. 그러나 그분들이 간과하고 있는 것은, 성염색체에 의한 호르몬에 반응하는 것은 생식기 뿐만 아니라 뇌 또한 그렇다는 점이다. 이 글의 저자는 성을 결정하는 요인을 생식기의 형태에 해당하는 '성 주체성', 뇌가 스로의 성별을 인식하는 '성 정체성', 그리고 뇌가 성적 대상을 인식하는 '성 지향성'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즉, 성별 결정의 2/3는 고추나 조개가 아니라 '뇌'가 결정한다는 것. 중요한 것은 '뇌'의 발달은 태어나고 타고나고 도리짓고 땡~ 이게 아니라 사춘기 때까지 계속 발달한다는 것. '가소성'은 '고착성'이 아니다. 다만 일단 형성되면 되돌릴 수 없는 것일 뿐. 게다가 요즘 나오는 의학 저널들을 보면 'sex'와 'gender'의 개념을 딱히 엄격하게 구분하지 않고 거의 혼용해서 사용하기도 하는데, 말하자면 타고난 신체의 성과 본인이 인식하는 성은 완전히 생물학적으로 고착화되어 있는 것도 아니고, 완전히 사회적으로 구성되는 것만도 아니라는 것. 즉 gene과 environment 사이의 상관관계는 어느 한 쪽의 역할만을 극단적으로 강조하면 할수록 비논리적 허접함이 가중될 뿐이라는 말이다. 그만큼 그 두 가지 요소의 영향력은 모두 무시하기 어려울 만큼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정크페미는 '뇌'가 '생물학적 기관'이라는 사실을 무시하고서 'gender identity'의 'gender'는 싸이코패스에 가까운 숭악한 심리학자 존 머니(John Money)가 창안한 개념이기 때문에 거짓이라고 공언한다(발생학적 오류). 게다가 '성별'을 자신이 선택할 수 없다는 점을 '정크페미'는 일부만 취사선택해서 타고난 외생식기의 형태만이 성별을 결정한다고 주장한다. 그에 따른 젠더적 성역할이 사회적 교육에 의해 형성된 것이며 따라서 신체성별과 성별인식이 불일치하는 경우는 그냥 '정신병' 내지는 '그냥 다른 성별을 코스프레하는 원래의 신체성별일뿐'이라는 인식으로 강제로 단순화 및 범주화를 시켜놓는다. 말하자면 '생리적 현상인 신체성별과 성인지'가 '사회적으로 구성되는 젠더'와 완전히 분리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십분 활용해서 양자의 개념을 '스까묵고' 단순화시켰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자신의 성별에 대한 정체성 인식을 그냥 사회적으로 만들어진 것이고 타고난 생식기에 의해 성적 구분의 모든 것이 결정된다고 보는 것은 "뇌"라고 하는 "생물학적 기관"의 기능이 인간의 성 결정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분류 기준에서 무려 3분의 2를 차지한다)을 차지하고 있는지를 간과하는 것이다.


정크페미분들은 정신의학계에 'gender identity'라는 개념이 이미 의학적 개념으로서 통용되고 있음에도 그러한 (신체구조와 구분되는)정체성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는 것을 두고 '젠더교 광신도'라고 칭한다. 게다가 동시에 그것을 인정하는 페미니스트들을 두고 진정한 페미니즘이 아니며 가부장제와 타협한 '스까페미'라고 칭한다. 어디서 많이 본 논리구조 아닌가? 창조과학이 진화론을 인정하는 사람들을 일컬어 '진화교 광신도'들이라고 덮어씌우는데, 진화론을 인정하는 기독교인들을 일컬어서는 '타협이론'을 지지한다고 한다.


온라인상에서 전투력 충만한 극소수의 급진적 극단주의자들이 온건파들을 두고 소위 '기존의 권위에 타협한 섞어찌개'라고 비난하면서 동시에 '기존 이론을 신봉하는 광신도' 취급한다는 점에서 어떤 기시감을 느낀다. 원래 '전선'을 단순화하면 '공통된 적'을 설정하기도 쉽고 '내 편'을 단결시키기도 쉽다. 어딜 가나 극단주의가 가장 단순 명료하며, 가장 겉보기에 명확하고 이해하기 수월한 이론 체계를 갖고 있기 때문에 거기에 맛들인 사람들은 점점 편향된 지식에만 중독되어 자신의 '사상'에 반하거나 그와 모순되는 지식은 버린다.인지부조화 결국 '선명성'이 부족한 온건한 현실주의를 일컬어 '스까족' 내지는 '타협주의'라고 멸시하는 '근본주의자'가 탄생하게 되며, 그 이론적 선명성의 매력에 의해 급속도로 퍼져 나갔지만, 결국은 그 보편성은 저멀러 안드로메다로 던져버린 배타적 과격성과 비현실성으로 인해 극소수의 과격분자들 '그들만의 리그'로 게토화되어버린 것이 현실이다. 마치 21세기의 주사파 또는 창조과학처럼.


덧붙여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소위 '동성애 반대운동'을 하는 블로그에서 정크페미와 거의 전적으로 똑같은 주장을 자신들의 반동성애 및 가부장제 강화를 위한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로써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야말로 '극과 극은 통한다'의 실사례 아니겠는가(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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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컷 초파리들은 섹스 후에 폭력적으로 돌변하며 동정인 암컷 초파리들보다 두 배는 길게 싸운다고 한다. 그리고 이건 다 수컷들 때문이다.


원문: Female fruit flies become violent after sex and fight for twice as long as virgins (and males are to blame)

Daily Mail, PUBLISHED: 11:00 EDT, 15 May 2017


- 교미한 암컷 초파리는 동정녀(...) 초파리들보다 두 배는 더 오래 싸운다

- 수컷 DNA를 운반하는 정자가 담긴 정액의 특정 화학물질이 암컷의 공격성을 유발한다

- 이와 유사한 "사정에 의해 유발되는 암컷 공격성"은 포유류에도 나타날 수 있다

- 이것은 인간에게도 마찬가지일 수 있으며, 옥스포드대학은 이또한 연구해야 할 분야라고 한다.


동물의 암컷은 수컷보다 독종이 될 수 있다 - 최근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그건 전부 수컷 때문이다.

최근, 옥스포드 대학의 초파리 연구자들은 암컷들이 교미 후 더 공격적이 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 원인 물질로 추정되는 특정 펩타이드 화학물질이 수컷의 DNA를 품고 있는 정자가 헤엄치는 정액 내에서 발견되었다.



교미 중 수컷으로부터 운반되는 특정한 정액 단백질(Seminal Fluid Proteins; SFPs)이 암컷의 행동, 즉 섭식 및 수면 패턴 등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이제 곤충 실험으로써 우리가 알게 된 것은, 정자를 받은 암컷은 공격성이 강해진다는 것이다 - 다만, 이는 같은 암컷만을 향한 공격성으로 한정된다.


옥스포드 대학의 Eleanor Bath 박사와 동료들에 의하면, 이것과 유사한 '(수컷의) 사정에 의해 유발되는 암컷의 공격성은 포유류에도 있을 수 있다'고 한다. 비록 초파리 연구였지만, 여기서 발견된 원리는 인간을 포함하여 수컷이 정자와 정액을 교미중 암컷의 체내에 방출하는 종류의 많은 동물들에게도 원칙적으로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


Bath 박사에 의하면: "초파리의 신경계가 상대적으로 단순하긴 하지만 포유류와 어찌 보면 유사하다고도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런 비슷한 종류의 메커니즘이 인간에게서도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제까지 제대로 살펴본 적이 없긴 하지만, 어쩌면 지금이 이런 연구를 시작해야 할 때인지도 모른다."


이 연구팀은 측정용 챔버에 초파리(Drosophila melanogaster)를 한 쌍의 동정 암컷, 한 쌍의 교미한 암컷, 또는 한 마리씩의 동정 암컷과 교미한 암컷을 각각 넣어서 이들간의 공격적 행동을 동영상으로 기록하였다.


여기서 연구팀은, 이들 중 최소 한 마리 이상에게 섹스 경험이 있는 경우 머리박기나 밀기 등의 공격적 행동을 양쪽 다 동정인 경우보다 훨씬 오랜 시간 동안 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Bath 박사가 말하길: "우리의 결과는, 교미는 암컷 초파리에게 공격적 행동을 강하게 자극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교미를 한 암컷들은 동정인 암컷들보다 두 배 이상 긴 시간 동안 싸우며, 이런 공격성 증가는 정자와 함께 수컷 사정액 속의 소위 '섹스 펩타이드'를 필요로 한다."


정액 단백질(SFPs)에 의한 두 종류의 공격성 증가 메커니즘 예상도. a) 수컷의 정액이 산란을 증가시켜서 이로 인한 공격성 증가. b) 산란 증가와는 별개의 보다 직접적인 메커니즘에 의한 암컷의 공격성 증가



즉, 정액 속의 특정 단백질이 그 원인으로 생각되는데, 왜냐면 알을 생산하지 않도록 유전자를 변형시킨 암컷들도 같은 반응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즉, 암컷의 산란은 이 현상에 관계가 없다는 것.


Bath 박사가 덧붙이기를: "우리는 초파리 교미 후 24시간 동안 시험해 보았는데, 이 암컷들이 교미 후 언제부터 공격적으로 변하는지는 아직 알지 못한다. 가까운 시일 내에 실험을 진행해 볼 것이다."


(이와 같은 암컷의 공격성 증가에는) 성행동 자체 또한 원인은 아닌 것 같다. 정자를 생산하지 않도록 조작한 수컷과 교미시킨 경우에는 암컷들의 공격성이 증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식량 부족 또한 이 싸움과 연관성이 없다는 것도 보여주었다.


Bath박사는: "다른 암컷을 향한 암컷의 공격성은 많은 분류군에서 생식과 관련되어 있으며, 전통적으로 자원 획득 증가 등을 통한 새끼들에 대한 보호 및 양육과 관계있다고 생각돼 왔다. 다만, 암컷 간의 공격성을 유발하는 생식적 요소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아직 알려진 바가 없다.


우리가 보여주고 있는 것은, 초파리 Drosophila melanogaster 종의 초파리 암컷의 공격성은 교미때 받게 되는 정자에 의해 강하게 자극되며, 이는 연관된 정액 단백질(SFPs)이라는 섹스 펩타이드가 일부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더해서 우리가 보여주는 것은, 암컷의 공격성이 교미 후 증가하는 것은 산란하는 비용이나 교미 후 섹스 수용성 감소와는 상관이 없다는 점이다.


우리 연구결과는 수컷의 사정액이 이를 받는 암컷의 공격성에 놀랄 만큼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알려준다. 수컷 사정액의 성분은, 이로써 암컷의 사회적 경쟁 환경에 영향을 주게 되며, 잠재적으로 경제적 및 진화적인 결과 또한 가져올 수 있다."


이 발견은 Nature Ecology & Evolution에 출판되었으며, 이 연구 결과는 성을 이용해 생식하는 광범위한 동물종에 대한 많은 것을 함축하고 있다고 Bath 박사는 예측한다.


"우리가 초파리로써 보여준 것 처럼 (수컷의) 사정에 의해 유도되는 암컷의 공격성이 포유류에도 나타날 수 있다는 예측은 흥미로운 일이다. 그러나, 이러한 결과가 다른 종에서도 나타나는지에 대해서는 좀더 연구가 필요하다. 이후 연구의 키가 될만한 주안점은 이러한 교미 후 공격성을 증가시키는 신경 메커니즘을 찾는 것과, 개별 암컷과 경쟁자 및 교미 파트너 개체들의 진화적 적합성에 대한 이해 등이 될 것이다."


이 논문을 리뷰한 East Anglia 대학 진화유전학 교수 Tracey Chapman은, 이 연구 결과는 암컷의 공격성이 어떤 기능을 하는지에 대한 많은 과학적 의문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머리박기나 밀기와 같은 싸움행동이 수컷만의 전유물이라 생각했다면, 여러분은 생각을 고쳐먹어야 할 것이다."


이전까지의 연구들로써 알 수 있는 것은, 파리의 '섹스 펩타이드(SP)'는 암컷의 행동에 영향을 끼치는 많은 유전자들에 대한 '마스터 조절자'라는 것이다. 이는 많은 다른 종의 동물들에게도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실제로 많은 종류의 동물들에서, 수컷의 정액은 암컷의 신체 및 행동을 변화시키는 기능을 한다. 인간의 정액 또한 마찬가지로 자궁의 변화를 촉진한다.


이처럼 인간 남성의 정액은 여성의 생식 기관에 영향을 끼친다 - 그리고 의문점은, 초파리에서 나타났던 것과 같은 행동 반응이 포유류 암컷에서도 나타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관련하여 여러 가지 (연구에 의한) 주장들이 나와 있는데, 정액이 섹스 후 여성들로 하여금 잠이 오게 만든다거나 파트너와의 감정적 유대감을 강화시키는 등 뭐든지 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02년 연구에서는, 300명의 학생들에 대한 설문 조사에서 (남성) 파트너가 콘돔을 사용하지 않은 여성들에게서 우울증 지수가 낮게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따라서 어떤 사람들의 우울증은 인공 정액으로 좌약을 만들어 사용하면 고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제안을 하고 있다.


요약하자면, 과학자들이 말하고 있는 것은, 정액이 단순히 동물 암컷의 생식기관 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가지 영향도 끼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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팟빵 링크(54분부터)


와우(WOW;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나는 게임을 안해서 이름만 들어봤는데, 와우 초창기에 새로 생긴 '줄구룹' 던전의 보스 캐릭터 '혈신 학카르'가 사용하는 감염성 저주(오염된 피)가 마치 실제 현실에서의 전염병처럼 퍼져나갔던 현상에 대한 이야기를 포함한, 사이버스페이스에서의 인간군상에 대한 이야기를 '과학 하고 앉아있네'에서 다루고 있어 공유하고자 한다. 워낙 흥미로운 현상인지라 다수의 역학(epidemiology) 연구자들이 분석하여 논문으로 내기도 하였다.


[전염병의 사회적 영향]


1. 메르스(MERS)


- 무능한 정권의 조기 종말


- ‘메갈리아’로 대표되는 미러링 형태의 페미니즘 운동



2. ‘오염된 피’ 전염병


-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W; 와우)에서 발생했던 사이버 전염병


- 세계적인 의학저널 Lancet의 자매지(Lancet Infectious Diseases)나 Epidemiology 저널 등에서 버추얼 게임 세상에서의 질병역학 및 이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이 실제 사회에서의 것과 매우 유사하게 나타남을 주목하였다


——————

[온라인 게임에서의 사회 현상]


1. 리니지2: “바츠 해방전쟁”


- 독재에 의한 폭정, 그에 저항한 민란, 쿠데타, 권력 추구, 이합집산 등을 관찰할 수 있었던 사건



2. 소셜 네트워크


- 현실 세계에서 일어나는 것과 유사한 형태로 가상현실에서 일어나는 사회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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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Balicer RD (2007). Modeling infectious diseases dissemination through online role-playing games. Epidemiology 18(2):260-1. (https://www.ncbi.nlm.nih.gov/pubmed/17301707)


Lofgren ET & Fefferman NH (2007). The untapped potential of virtual game worlds to shed light on real world epidemics. Lancet Infect Dis. 7(9):625-9. (https://www.ncbi.nlm.nih.gov/pubmed/177146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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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키니를 입은 여성의 사진을 볼 때와 도구를 사용할 때 남성의 뇌 활성 부위는 동일하다고 한다.

뉴스원문: http://www.cnn.com/2009/HEALTH/02/19/women.bikinis.objects/

2009년에 AAAS 컨퍼런스에서 발표된 프린스턴대학 심리학과의 수전 피스크 교수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남자는 비키니 입은 (예쁜) 여자의 사진을 보면 '도구'를 다루고 '행동'을 취하는 데 관여하는 뇌내 부위가 활성화된다고 한다. 다시 말해 소위 '성적 대상화'가 이루어진다는 이야기.

그런데, 이러한 남성의 반응은 개인이 자유롭게 컨트롤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진화의 부산물이다. 말하자면 수컷이 유전자를 퍼뜨리기 위해 수태가 가능한 암컷을 찾는 기능이라는 것.

따라서 남자들은 여성을 대할 때 이러한 "진화적 영향"이 존재한다는 것을 항상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험 대상인 프린스턴의 이성애 남학생들에 대하여 성차별에 대한 정도를 설문조사를 하였는데, 적대적 여성 차별 (가령 여성이 남성을 지배하려 하고 있다 등) 수치가 높은 남학생들의 경우 이러한 (헐벗은-_-여성의) 사진을 보여줄 경우 타인의 생각, 느낌, 의도 등을 분석하는 기능의 뇌 부위 활성이 없었다고 한다.

그리고 남학생과 여학생의 반응도 흥미로운데, 남학생의 경우 반라의 여성 사진과 어떠한 단어 (예를 들어 밀다-만지다-당기다 등) 를 연관지을때 일인칭 형식을 사용하는 경향성이 보였고, 옷을 다 입은 여성의 경우는 삼인칭 형식이 두드러졌다. 반면 여학생의 경우는 그 차이가 보이지 않았다.

선행 연구 결과로는, 섹스어필한 (헐벗은) 여성의 사진을 남성에게 보여준 다음 그 여성과 (평상복을 입은 채로) 일대일로 (취업 면접이라든지...) 마주하게 될 경우 남성은 그 여성에 대해 성적 행위에 연관된 단어들을 보다 많이 떠올리게 된다고 한다. 따라서 피스크 교수는 "딱히 검열을 지지하는건 아니지만 그런 현상을 피하려면 직장에는 야한 사진 갖다놓지 말라"고 충고한다.

진화심리학에서 이성에 대한 대상화의 원인으로 설명하는 것이 남성의 경우에는 여성의 젊음과 그에 따른 명백한 수태가능성이고 반면 여성의 경우는 남성의 (사회적 집단 내에서의) 위치와 보유 자원의 유무다. 말하자면 그러한 것들이 이성에 대한 합리적 판단을 흐리게 할 수 있다는 것.


관련하여 일전에 내가 "(페북 프로필 사진에 보이는) 여자의 예쁜 외모는 (남자에게) 합리적이고 생산적인 논의 진행에 방해가 된다"고 했다가 뭔가 (글로써) 몰매를 맞았던 기억이 날 듯도 하고, 안 날 듯도 하다. ㅋㅋㅋ

SNS에서 나름 (자칭) 합리적이고 심오한 정치-사회적 담론을 즐긴다는 아재들이 또 페북에서 예쁜 여자만 봤다 하면 뭔 말을 해도 댓글에 꽃사진이나 던진다거나 그 여성이 뭔 헛소리를 지껄여도 아무 반론도 없이 아부나 떨고 찬양만 해대는 현상을 보고 있노라면.. 역시나 인간 수컷 은 奀(망)한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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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The winner doesn’t always take all"


진화적 자연선택 메커니즘 중에 frequency-dependent selection(빈도 의존적 선택) 이라는 기작이 있다. 이는 '군집 내 개체의 수'에 의한 진화적 선택을 말한다. 특정 형질이 군집 중 다수를 차지하는 것이 진화적 적응에 유리하게(positively) 또는 불리하게(negatively) 작용한다는 것을 말하며, 알려져 있는 바에 의하면 negatively frequency-dependent selection 의 경우 다수를 차지하는 군집의 형질이 불리하니 억제되고 소수의 형질이 유리하니 증가되는 경향성으로써 군집 내 형질의 다양성을 보존하는 방향으로 작용한다고 알려져 있다.

최근 Current Biology 에 한 논문이 출판되었는데M. xanthus 라는 '사회성 세균'에서는 오히려 positively frequency-dependent selection 이 군집의 다양성을 보존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논문이다.

이들 박테리아는 굶기면 모인다. 그런데 같은 유전 형질을 가진 녀석들끼리는 서로서로 모여서 multi-cellular fruiting body라는 구조 를 형성하는데, 이들과 다른 유전 형질을 가진 녀석들이 섞이면 서로서로 fruiting body(자실체) 형성을 방해한다고 한다.

요약하자면 starvation(굶주림) 등의 혹독한 외부 환경이 생길 경우, 그로 인해 동종의 세균끼리 군집을 형성하여 함께 살아남기를 도모하는데, 단일 군집에는 같은 유전형의 세균들이 모이며 그 결과로는 군집마다는 다양성을 유지하게 된다는 이야기인듯 하다.

환경이 좋지 않을 때는 동종끼리 모여 세력권 형성하여 최대한 살아남고, 이로써 군집 내에서는 내부적 획일성을 유지하면서 환경에 상대적으로 덜 적합한 군집들도 살아남게 됨으로써 결과적으로 전체 집단의 다양성을 유지하게 된다는 이야기.

재밌는 것은, 이러한 메커니즘이 인간의 경제 시스템에서도 작용하는 경우가 있다는 언급을 디스커젼에서 하고 있다는 점이다.
(http://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S004016250800084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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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주사위를 던지지 않는다."

- 알버트 아인슈타인


그 대신, 신은 제비뽑기를 좋아한다.

- 레위 16:8, 잠언 16:33, 18:18, 민수 26:55, 33:54, 사사 1:3


진화의 메커니즘 역시 유전자 발현 빈도의 무작위적인 변화에서 시작된다. 말하자면 생명의 진화는, 유전자 레벨에서 제비를 뽑아 발현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바로 그 시작점이 된다는 이야기.


"In a population of intermediate size (1/4N of the order of U) there is continual random shifting of gene frequencies and a consequent shifting of selection coefficients which leads to a relatively rapid, continuing, irreversible, and largely fortuitous, but not degenerative series of changes, even under static conditions."

- Sewall Wright


참고할 논문:

Wright, S. (1931). Evolution in Mendelian Populations. Genetics, 16(2), 97–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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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요즘 들어 갑자기 진화론이 뜨거운 관심이 대상이 되는 것 같다. 아마 문재인정부의 과학기술 관련부처에 자꾸 창조과학에 연관되어 있는 사람들이 물망에 오르는 바람에 그런 것일수도 있지만, 몇 년 전부터 진화론 관련된 서적들은 꾸준히 출판되고 있고 얼마 전에는 진화론의 대중화를 추구하는 세계적인 과학 커뮤니케이터 리처드 도킨스도 다녀갔을 만큼 요즈음 한국에서 진화론의 열기는 뜨겁다. 



반면 실제로 한국의 생명과학계에서 진화론을 본격적으로 파고드는 학자들은 한 손에 꼽는다. 즉, 진화론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이 적은 상황에서 종교적 편견에 의한 오개념들만 확산될 위험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다윈의 진화론이 어떤 과정에 의해서 어떤 방식으로 밝혀졌으며 또 무엇을 설명하고자 하는지에 대한 서울대학교 자유전공학부 장대익 교수가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에 대해 설명해 주는 강연을 여기 공유하고자 한다. 장대익 교수는 진화론을 과학철학으로서 전공하고 있는 진화학자이며 생물학으로서 연구하는 것이 아니긴 하지만 그래도 진화론 그 자체를 전공하는 몇 안되는 연구자들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열린연단 『문화의 안과 밖』 강연 시리즈: 2015 오늘을 성찰하는 고전 읽기 「근대 사상과 과학」 4강: 찰스 다윈 《종의 기원》 (강연자: 장대익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교수)


장대익 교수는 진화의 비밀을 밝힌 다윈을 다섯 가지 얼굴로 들여다본다. 각각의 면모는 모험가, 통섭자, 커뮤니케이터, 혁명적 과학자, 글쟁이에 해당하는데 물론 그 가운데 과학적 혁명을 이끈 부분을 부각하여 설명하고 있다. 그를 위해 다윈이 제기한 위대한 질문, 다양성은 어떻게 가능했는지 또 정교한 자연은 어떻게 가능했는지를 주요 고리로 삼아 그를 둘러싼 다윈의 응답에 대해 풀어 말한다. 그 답은 무엇보다 “변이들, 생존 투쟁, 대물림”을 키워드로 하는 자연선택이 되는 것인데, 다른 한편 다윈이 “생명의 나무(tree of life)”라는 개념과 더불어 비본질주의적 견해인 진화론을 세상에 내놓음으로써 ‘생명의 사다리’와 같이 위계적이고 단선적 과정으로 그릇되게 파악돼온 기존 과학적 이해 방식을 바로잡았다고 주장한다.



1부 강연 – 장대익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교수
“인류의 역사상 최고의 아이디어를 낸 사람은 누구인가? 딱 한 사람만 골라야 한다면 나는 주저 없이 그를 택하겠다.” 미국의 저명한 철학자 대니얼 데닛은 그를 감히 뉴턴이나 아인슈타인보다 더 위대한 사상가라고 치켜세운다. 자연 선택이라는 메커니즘을 도입해 의미와 목적이 없는 물질 영역과 의미, 목적, 그리고 설계가 있는 생명 영역을 통합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에든버러 의대에서 채 2년을 채우지 못하고 낙향한 18세 청년을 그 누가 인류 역사상 최고의 아이디어를 낼 만한 인물이라고 기대했겠는가? 오히려 성공한 의사였던 그의 아버지는 “사냥질, 개, 쥐잡기에나 관심이 있는 너는 가족과 너 자신에게 부끄러운 존재가 될 거다.”라며 그를 심하게 나무랐다. 나중에 아버지는 이 말을 일생일대의 실수로 여겼을 것이다. 그 아들이 바로 『종의 기원(On the Origin of Species)』을 남긴 찰스 로버트 다윈(Charles Robert Darwin, 1809~1882)이다.


장대익 : 제가 다윈을 보고 진화를 공부하기 시작한 지가 한 15년 정도 됐는데요. 인간적으로도 다윈이라는 사람은 굉장히 흥미롭습니다. 정말 반전이 있는 사람입니다. 좀 이따 보여드리겠지만 굉장히 우리랑 비슷한 사람입니다. 원래 세상을 바꾼 위대한 사상가들은 우리랑 정말 다른 게 많지 않습니까. 물론 다윈도 다른 점이 있지만 우리랑 굉장히 비슷한 특성도 갖고 있고 파면 팔수록 흥미로운 지점들이 나옵니다. 다윈의 인생과 업적을 소개하는 데는 여러 가지 방식들이 있고 실제로 그동안 굉장히 많은 방식으로 소개가 되었는데요. 오늘 저는 ‘다윈의 얼굴: 다섯 가지 표정’이라고 해서 조금 각색을 해봤습니다. 시간 순서대로 소개하면 재미가 없을 것 같아서 제가 조금 다른 방식으로 재구성을 해봤고요. 그다음에 『종의 기원』이 무슨 내용인가,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진화해왔는가를 볼 텐데, 책 자체가 판도 바뀌면서 거기에 대한 반응들에 대해 대응하고 그러면서 여러 가지 변화를 겪습니다. 그런 변화를 얘기하겠고. 또 우리가 흔히 진화론은 처음부터 완전히 세상을 평정한 것처럼 생각하지만 정말 그렇지 않습니다. 1900년 초반까지만 해도 진화론은 쇠퇴의 길을 걸었거든요. 그렇다면 그 이후에 어떠한 급진전이 있었는지, 어떠한 변화가 있었는지를 보겠습니다. 이제 마르크스도 죽고 프로이트도 죽고 다 죽었는데 지금 살아남은 건 다윈뿐이다, 이렇게 얘기하는 사람들이 꽤 있으니까요. 도대체 무엇이, 어떤 것이 있길래 다윈은 지금까지 건재하고 또 더 많은 것들을 하고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렇다면 우리에게 다윈은 무엇인가, 누구인가, 생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2부 토론 – 송기원 연세대학교 교수


오세정(사회) : 제가 물리학자로서 한 가지만 질문하겠습니다. 강의 도중에 만약 외계인이 와서 인류의 과학 발전사를 보면 제일 중요한 것으로 진화론을 꼽을 거라고 말씀을 하셨는데요. 사실 유명한 물리학자 파인만(Richard Feynman)이 무슨 얘기를 했냐면, 물론 농담 삼아 한 얘기지만 내일 세계가 끝난다고 할 때 물리학자는 딱 한마디만 할 수가 있다고 한 게 있어요. 즉 과학자가 다음에 오는 인류나 고등생물한테 세상의 비밀을 가르쳐줄 수 있는 한마디만 할 수 있는 게 뭐냐 했을 때 그 사람이 뭐라 했냐면, 진화론 얘기를 안 했고요, ‘모든 물질은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 그게 가장 펀더멘털(fundamental)한 얘기다.’ 이렇게 얘기를 했어요. 그 비밀을 가르쳐주면 언젠간 사람들이 다 찾아낼 거다라는 거죠. 장대익 교수님은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 

송기원 : 세 가지 정도의 질문이 생겼는데 하나의 질문은 왜 진화론은 한국에서 특히나 과학으로 받아들여지기 힘든 것인가 하는 겁니다. (…) 한국에서 과학 과목으로 진화론을 가르치는 대학은 제가 알기에는 서울대학이나 한두 군데밖에 안 되는 것 같은데 그런 이유는 뭔가입니다. 그다음에 두 번째는 왜 다윈의 진화론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처음 나왔을 때도 사회진화론으로 변형이 되면서 굉장히 오해를 많이 불러일으키고 또 진화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어떤 방향이 있다고 자꾸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일까요. 사실, 진화에는 방향이 없는 거거든요, 랜덤한 선택이기 때문에, 자연에 의한. 그래서 우스갯소리로 만약에 지구의 역사가 다시 한 번 되풀이되면 호모사피엔스가 생길 확률은 거의 0이라고 하거든요. 그런 식으로 진화에는 방향이 없는데 왜 사회에서는 진화론이 이렇게 오해돼서 받아들여지고 있는가, 그런 질문이 두 번째로 드는 질문이고요. 세 번째 질문은 장대익 선생님이 말씀한 내용과는 조금 동떨어질 수도 있지만 제가 요즘 많이 생각을 하는 질문인데요. 요새 생명과학이 굉장히 발달을 하면서, 아까 선생님이 육종학 같은 얘기를 하시면서 ‘인위선택’이라는 얘기도 하셨는데 요즘은 생명과학의 발달로 인위선택의 속도, 즉 인간이 선택하는 속도가 자연이 시간을 가지고 선택하는 속도보다 굉장히 빨라지고 있는데 이런 것들을 진화론의 입장에서 도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그런 질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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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론을 "단지 이론일 뿐"이라는 학생에게 UC 버클리대학의 고생물학자 팀 화이트 교수가 "과학 이론"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 주는 영상. 


흔히 "진화론은 단지 이론일 뿐 증명된 법칙이 아니다"라는 주장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1) 실생활에서 사용되는 "이론" 즉 "그냥 떠올린 생각"과 "정립된 과학 이론"의 차이, 그리고 (2) "과학 이론"과 "자연 법칙"의 차이를 잘 몰라서 생기는 오해라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실생활에서 쓰이는 "이론적으로야 그렇지"라는 말과, "정립된 과학 이론(정설)"은 동일한 단어를 쓰지만 그 의미는 꽤 다르다. 이 용어상의 괴리를 이용하여 "과학 이론 또한 완벽하지 않으므로 불변의 진리가 아니다"라는 말로써 진화론을 반증하려는 시도들을 한다.


그러나 "과학 이론"은 그런 얄팍한 꼼수로 반증되는게 아니다. 과학적 방법론은 현상에 대한 관찰 - 법칙 발견 및 정리 - 가설 설정 - 가설에 대한 검증 수행 - 검증된 가설로써 이론 만들기의 단계를 거쳐 과학 이론을 만들어낸다.


이렇게 만들어진 이론은 대개의 경우 동료평가를 거쳐 논문으로써 발표되어 전문가들에게 공개적으로 검증을 받게 된다. 이 모든 단계를 다 거쳐야 하나의 정립된 "과학 이론"이 만들어지며, 다양한 시각에서의 접근법을 통해서도 이 이론이 지지되며 반증에 대한 방어에 성공할 경우 이 과학 이론은 타당성을 더해간다.


"진화"는 관찰된 자연 현상이며 팩트이다. 이러한 관찰된 팩트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에 대한 과학 이론이 바로 "진화론"이다.



학생: 찰스 다윈은 그의 책 “종의 기원”에서 두 가지 사실이 없으면 진화론은 그냥 이론에 불과하다고 했습니다. 중간 단계의 화석이 필요하고, 단순한 구성 단위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모든 생물에서요. 하지만 명백하게 과학적으로 세포는 단순하지 않잖아요? 따라서 제 질문은,


"왜 우리는 모든 생명에 관한 믿음의 타당성을, 그저 한 이론에 기반해야 하는가?" 


...입니다.


화이트 교수: 상당히 포괄적인 질문이고, 좋은 질문입니다. 우선 질문한 학생이 ‘다윈이 했다'고 한 말에 대해 반박하는 것으로 시작하겠습니다. 일단 나는 다윈이 그런 식으로 말하지 않았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사소한 걸로 말꼬리 잡지는 않기로 하죠. 학생이 말한 뒷부분으로 바로 갑시다. 왜냐면 사람들이 항상 말하기를, “진화는 그냥 이론일 뿐이다.” 라고 하니깐요. 그쵸? 기본적으로 그게 문제의 핵심입니다.


좋아요. 중력이론이라고 들어 본 적 있나요? 잘 들어맞죠. 질병에 대한 세균 이론은 어떨까요? 보시다시피, 과학에서는 “이론”이라는 용어를 좀 다른 방식으로 쓰고 있습니다. 과학 이론은 어떤 누군가의 막연한 생각이 아닙니다. 그게 "다윈의 생각일 뿐이었다"고 주장할 수도 있긴 하지만, (진화론은) 과학적으로 검증되어 왔고, 실제로 발생했다는 것이 입증돼 왔습니다.


“진화”는 단지 이론이 아니라 “팩트”입니다.


(다만) 진화에 관한 이론(진화론)이 있고, 그것은 "생물이 어떻게 진화했는가?" 하는 질문에 대해 이를 예측하고 적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사실과 관찰의 총체"입니다.


학생이 말한 "구성 단위"를 예로 들어 볼까요? 다윈이 그런 말을 했는지는 제가 확신하진 못하겠지만, 내가 엄청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다윈은 DNA가 뭔지 몰랐을 거라는 점입니다. 또한 확신하건대 다윈은 핵산이 뭔지 몰랐을 겁니다. Sarah(앞 시간 교수)가 우리에게 핵산에 대해 알려주었고, 내생각에는 그게 기본 구성 단위인데요, 맞죠?


우리는 이러한 환상적인 이해를 들고서 의학으로 다시 돌아가 보도록 합시다. 하워드 휴즈 의학 연구소. 우리 나라의 최고 대학들에 있는 하워드 휴즈 의학 연구소의 많은 연구자들은, 믿어주시길, 이런 연구를 하는 전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사람들을 뽑은 것이고, 이 사람들이 바로 그 구성 단위(DNA)에 대해 연구하고 있죠. 왜냐면 그 구성 단위는 암과 같은 것들의 가장 근본적인 기초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죠.


이제, 선택권이 주어졌다면, 여러분이 암에 걸렸다고 할 경우 이 통제불능의 세포에 대해 증거와 이성에 근거한 해석을 하는 쪽과, 그리고 그냥... 말하자면 “영적(靈的; spiritual)”으로 알아보고자 하는 쪽이 있을 경우, 그 중에서 어느 쪽을 택하겠습니까? 나라면 매번 언제라도 하워드 휴즈 의학 연구소를 택하겠습니다. 그쵸? 이건 명백하게 이쪽이 맞다고 입증된 것입니다.


진화생물학도 마찬가지입니다. 의학은 일부, 즉 이 거대하고 포괄적인 진화생물학의 일부입니다. 그게 의미하는 것은, 우리 과학자들이 진화를 (과학적인) 모든 관점에서 바라보았다는 겁니다.


또한 이 강의를 들으면서 여러분이 알 수 있듯이, 우리는 상당히 비판적인 사람들입니다. 그러한 과학의 핵심적인(+비판적인) 요소는 항상 존재하는데요, 왜냐면 우리는 언제라도 동료들의 연구를 놓고 “우와! 너 이거 틀렸어! 다윈 너 틀렸어!” 라고 말할 수 있고, 다윈이 실제로 틀린 적도 여러번 있구요.


다윈은 유전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그게 그냥 혼합되는 건줄 알았대요. 이제 우리는 유전자가 분리되어 전해진다는 걸 알죠. (이제 우리는) 입자(DNA)가 구성 단위라는 것을 알죠.


그러나, 그것(다윈이 몰랐던 유전 법칙)이 다윈의 자연 선택에 대한 이해 속으로 얼마나 아름답게 녹아들어가는지를 보세요. 그때 만들어진 예측들을 보세요. 그 예측들을 보면서 아프리카의 한 언덕에서 맨 위(지층)의 Abdullah(라는 이름의 고인류 화석)에서 시작해서 (아래 지층으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연속적으로 점점 작아지는 뇌용적과 점점 커지는 얼굴을 거쳐, 마침내 침팬지도 아니고 사람도 아닌 종의 생명체에 다다르는 걸 보세요.


여기서 우리는 (인류 진화에 대한) 가설을 검증했다고 할 수 있는 겁니다. 그리고 이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진화 이론이 잘 들어맞았다는 것을 입증하였으며, 이 경우에는 암에 대한 의생물학적 근거만큼이나 잘 들어맞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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