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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evolution.berkeley.edu (UC버클리대학 자연사박물관의 진화생물학 교육 웹페이지)


농작물의 병충해를 일으키는 해충들은 놀라운 속도로 진화하여 살충제 저항성을 갖게 된다. 그러나 여기에 진화이론을 이용하여 그러한 살충제 저항성 유전자가 집단 내에 퍼지는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한다. 말하자면 저항성이 없는 개체들이 번식할 수 있는 '피난처'를 제공하는 전략이다.

해충은 대개 곤충이거나 선충류의 기생충들인데, 이들의 특징은 한 세대의 기간이 짧으며 동시에 한 어미로부터 나오는 개체 수가 매우 많다. 따라서 진화하는 속도 또한 매우 빠르다. 실제로 농업에서 흔히 사용되던 메이저한 농약들에 대한 저항성을 갖는 해충들은 이미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빠른 진화로 인한 살충제 저항성 유전자의 전파 속도를 늦추려면? 진화론을 역으로 이용하는 유전학을 이용하면 된다. 일단, 저항성 유전자가 없는 개체들이 불어날 수 있는 피난처를 제공한다. 전체 경작 면적 중 일부를 살충제 없이 남겨두는 것이다.


대개의 경우 살충제 저항성 유전자는 열성인자다. 즉 유전자쌍 중 하나의 유전자만 저항성 유전자를 가진 잡종의 경우 저항성 형질이 나타나지 않고 두 개의 저항성 유전자를 동시에 물려받은 순종만이 저항성을 보이게 된다는 이야기.

따라서 '피난처'는 저항성 유전자가 없는 해충들을 생존케 함으로써 저항성 유전자를 갖는 해충들과 잡종을 이루어 그 숫자를 줄이는 효과를 가져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예를 들어 야생형 유전자를 R, 저항성 유전자를 r라고 할 경우,

RR x rr 교배의 경우 유전형의 조합은 Rr 뿐이므로 표현형은 모두 야생형, (r 보인 개체 100% 사망)

Rr x Rr 교배의 경우 유전형의 조합은 RR:Rr:rr=1:2:1 이 된다. (r 보인 개체 약 67% 사망)
Rr x rr 교배일 경우에만 Rr:rr=1:1 로 숫자가 유지된다. (r 보인 개체 50% 사망)

...이므로, 요약하자면, (인위적) 환경에 의한 선택압이 존재하지만, 일부 그 선택압 자체를 제거한 영역, 즉 피난처를 만들어 놓고 일정 비율의 야생형이 생존할 수 있는 환경이 보장될 경우 농약 저항성 해충이 발생하는 진화의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이야기.


참고:

Jin L et al. (2015). Large-scale test of the natural refuge strategy for delaying insect resistance to transgenic Bt crops. Nat Biotechnol. 33(2):169-74. [doi: 10.1038/nbt.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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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clusive fitness(포괄적합도)란, 진화론에서 논란의 대상이었던 “이타주의”적 행동이 어떤 식으로 “자연 선택"에 의해 전해지는지에 대한 모델이다.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소위 '이기적인 유전자'가 개체의 그룹 내 이타주의를 어떤 식으로 발생시키는지를 설명해 주는 이론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에 대척점이랄 수 있는 이론이 group selection인데, 말하자면 이타적인 구성원이 많은 집단일수록 생존에 유리하여 결국 그것이 진화적으로 선택된다는 이론이다.


우선, 다음 동영상을 시청하기 바란다. (영어/자막없음: 영문 대본은 이글 마지막 부분에 있음)




2014년 2월 18일 (옥스포드대학 노조-_-로 착각하기 쉬운ㅋ) Oxford Union 토론협회에서 주최한 토론회의 QnA 세션인데, 리처드 도킨스가 Inclusive Fitness ("Kin selection(친족선택)" 이라는 말로 직관적 설명이 될듯하다)에 대해 질문자에게 간단한 강의를 해 주고 있다. 여기서 도킨스는 이타주의 자연선택 메커니즘에서 거의 정설로 여겨지고 있는 W. D. Hamilton의 inclusive fitness 이론에 대해 QnA 시간을 이용해 간략하게 (약 14분) 설명하고 있는데, 질문 내용이 나와 있지는 않지만 대략 어째서 E. O. 윌슨이 inclusive fitness 를 거부하고 group selection 으로 돌아섰는지에 대한 질문인 것 같다.


2010년에 E. O. Wilson은 진화학계에서 이타적 행동의 진화를 설명하는 가장 유력한 학설인 inclusive fitness 모델을 거부하고 당시 거의 사장돼 있었던 group selection 이론을 지지하는 논문을 네이쳐지에 게재하여 파문이 일었다. 다음은 문제의 E. O. Wilson 의 논문인데, 링크를 보면 알다시피 많은 양의 (안티)코멘트가 달려 있다.


- 윌슨의 폭탄:

"The evolution of eusociality"이론적 배경(부록)


- 이후 논쟁들: 

(1) "Inclusive fitness theory and eusociality"

(2) "Only full-sibling families evolved eusociality"

(3) "Kin selection and eusociality"

(4) "Inclusive fitness in evolution"

(5) "In defence of inclusive fitness theory" 

- 관련 한글 논문:

"포괄적합도 이론 논쟁과 의미론적 문제" (<과학철학> 전진권 & 장대익, 한국과학철학회.)


이에 도킨스는 이타주의적 행동에 대한 Hamilton's rule [(Relationship)*(Benefit)>(Cost)일 경우 이타적 행동이 퍼진다 - 즉 선택압에 대한 유전적 적응/적합도는 직계자손 뿐 아니라 모든 혈연관계도 고려해야 한다] 을 설명해 주고, 어째서 윌슨이 이를 거부하는지를 추측해 본다.


"Inclusive fitness 는 1930년대에 네오다위니즘이 대두하면서 수학적 계산에 의해 연역된 법칙이기 때문에 이를 실험적으로 증명하려 한다는 것은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삼각형 그려서 실측해서 증명하려는 것과 같다고 본다. 즉 이는 윌슨의 주장과는 달리 실험적 증거를 통해 증명해야만 하는 부산물이라고 볼 수 없다." 

"전체 혈통에 대한 이타적 행동이 전혀 없는 생물종의 경우라도, 그냥 R*B≤C 의 관계가 그것을 유발했을 뿐인 것이지, Hamilton's rule 자체에 대한 반증이 되지 못한다." 

"윌슨과 동료들이 inclusive fitness를 거부하는 것은, 아마 계산 자체가 어렵기 때문에 필드 생물학자들이 적용하기에 실용적이지 못하기 때문 아닐까."


다만 도킨스가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것은 개체가 inclusive fitness를 최대화시키느니 그딴것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막바로 유전자 레벨로 들어가서 유전자가 개체를 조종하는 부분에 대해 따져보는 것이라고 한다.


집단유전학에서 나온 inclusive fitness 이론은, 자연 선택으로 인한 생존 경쟁에서 "유전자"가 살아남기 위해 택하는 방법을 설명하기 위한 이론으로, 어째서 "이타주의"가 진화적으로 유리한지를 설명하기 위한 이론인데, 여기서 "fitness," 즉 "적합(適合)"의 진화적 의미를 설명해 주고 있다.


진화에서 fitness (적합)의 의미: 

[다윈 시대 - 더 강한 쪽] vs [현대 - 살아남는 쪽]


직계가족 뿐 아니라 일가친척 및 기타 혈연관계에 있는 모든 혈족들의 생존률 및 번식률을 높여주는 방향으로 자연선택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1960년대 중반에 W. D. Hamilton 이라는 집단유전학자&진화학자가 수학적으로 계산했는데, 요약하자면 자연선택에 살아남은 '적합(fitness)'은 개체의 생존보다는 그 개체가 담고 있는 유전자의 생존에 유리함을 말함이다.


(다음은 내가 동영상을 듣고서 직접 받아적은 대본이다. 틀린 부분이 있을 수 있으나 대체적인 의미는 전달되리라고 본다.)



참고하기: 

Hamilton, W.D. (1964). The genetical evolution of social behaviour. I. J Theor Biol. 7(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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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 제 2 공장 (2017.01.31)]


자서전 출간 기념 방한, 리처드도킨스에게 듣는 진화와 정치

- 리처드도킨스 (이기적 유전자 저자)


김어준 : 뉴스공장은 오늘은 아주 모시기 힘든 분을 모셨습니다. 세계적인 석학이시죠, 리처드도킨스 영국 옥스퍼드대 명예교수 나와 계십니다. 안녕하세요?


리처드도킨스 : 이렇게 여기 오게 되어서 저도 기쁩니다.


김어준 : 제가 [이기적 유전자] 책을 읽었어요. 한 15년 전쯤에. 두 가지를 책으로부터 이해를 했는데 첫 번째는 유전자는 자신의 복제해서 증식시키는 프로그램이고 개체는 그 프로그램이 탈 것이다. 제가 맞게 이해한 겁니까?


리처드도킨스 : 100% 맞는 말이고 그 외에 조금 더 덧붙이자면 우주 어디에서든 간에 이러한 자기의 뭔가를 반복하려는 뭔가가 생긴다면 이것이 DNA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프로그램이 우주어딘가에서 자기를 계속 복제해 나가는 기회를 얻고 힘을 얻으려고 한다면 그것이 생명이 될 것이고 그러한 생명은 굳이 DNA의 형태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김어준 : 두 번째로 제가 책에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해한 것은 생물학적으로 유전되는 것 이외에도 문화적으로 전달되는 단위가 있는데 그게 밈이다. 그리고 이 밈이라는 개념은 본인이 직접 만드신 거죠?


리처드도킨스 : 예, 그렇습니다. 제가 이 밈이라는 얘기를 하는 것은 복제라는 것이 얼마나 일반적인 것인가. 예를 들어서 이런 다른 행성에서 복제행위가 일어나게 되면 이런 형태가 될 수도 있다는 일반적인 것을 말씀 드리기 위해서 <이기적 유전자>를 그렇게 끝냈습니다. 꼭 DNA일 필요가 없다는 거죠. 그래서 뭐든지 밈이든 뭐든 자기를 복제하고, 스스로 복제본을 만들어 내고 운반자에 태우는 형식으로 된다는 것이 사실의 다윈의 자연선택이 굳이 DNA가 아니고 진이 아니더라도 이런 형태로도 나타날 수 있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던 겁니다.


김어준 : 그런데 저는 과학적인 포인트보다 제가 이 책을 읽으면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사람한테 감정이입을 한 게 아니라, 여태까지 생물학들은 대부분 사람한테 감정이입을 했다는 말이죠. 그런데 유전자에 감정이입을 했어요. 유전자의 관점에서 바라본. 그래서 사물인데 자신의 그 사물에 대입하는 능력이 없으면 이런 이론이 탄생하지 않았을 것 같은데, 자신의 객관화 능력이 본인이 타고난 겁니까? 아니면 과학을 통해 훈련된 겁니까? 어느 쪽이 더 큰 걸까요?


리처드도킨스 : 상상력이라는 것은 과학에 굉장히 중요한 부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사물에 이입을 해서 상상할 수 있는 거죠. 프랑스의 유명한 분자생물학자인 ‘자크몰로’는 화학에서 해결 못할 문제에 부딪히면 ‘내가 만약 전자라면 이 다음 어떤 일을 할까’ 상상을 한다고 하셨습니다. 물론 많은 생물학자들이 내가 코끼리라면, 내가 사자라면, 내가 물고기라면 다음에 어떤 행동을 할까 상상을 합니다. 저는 여기서 하나 더 나아가서 내가 DNA 분자라면 어떤 생각을 할까, 어떤 행동을 할까 상상을 한 겁니다. 사실 이것은 굉장히 중요한 도약입니다. 이게 그냥 사자다, 코끼리다, 이렇게 상상한 것이 아니라 내가 사자의 DNA라면, 코끼리의 DNA 라면 이렇게 상상을 했을 때 진화적으로 올바른 대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냥 사자라고만 상상을 해서는 진화론적으로 올바른 대답을 얻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김어준 : 책을 읽고 나서 어떤 생각을 했냐면 과학이 이 사람에게는 도구고, 자기의 객관화 능력도 굉장히 뛰어나고. 그 두 가지를 가진 새로운 영역의 대중적인 철학자가 나타났다. 과학을 도구로 사용할 뿐이지 새로운 유형의 철학자다. 제가 이렇게 정의했는데 마음에 드십니까?


리처드도킨스 : 저는 철학자라면 누구나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법을 배워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철학자는 다른 철학자하고만 얘기를 하느라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얘기들만 하는데 그것은 저는 좋은 철학자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또 최고의 철학자라면 반드시 과학에 대해서 배우고 과학의 언어를 사용하도록 스스로를 교육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과학을 알고 이용할 줄 모르는 것이라면, 그렇게 된다면 철학의 미래가 없습니다.


김어준 : 그리고 대중적으로 두 번째로 큰 영향을 끼친 책이 뭐냐하면, 만들어진 신. 저는 이걸 영화로 봤어요. 다큐도 있더라고요. 저도 개인적으로는 무신론자인데 제가 무신론자가 된 것은 건방지게도 10대 시절에 ‘신이 정말 있나?’ 이렇게 의심만 해도 신이 벌을 할 거라는 교리를 접하고 나서 무섭긴 한데 너무 부당하지 않나. 의심만 벌을 주면. 벌준다고 항복을 하면 너무 비겁한 거 아니냐, 여기서부터 출발했거든요. 본인은 어떻게 무신론자가 된 겁니까?


리처드도킨스 : 사실 별로 놀랍지 않습니다. 분명히 똑똑하신 분 같으니까 당연히 그렇게 생각을 하셨을 것 같고, 말이 안 되는 겁니다. 믿지 않는다고 벌을 받는다. 나쁜 사람이라서 벌을 주고, 친절하지 않는 사람이라서 벌을 주고, 좋지 않은 사람이라서 벌을 주면 몰라도 신의 존재를 믿지 않는다고 해서 벌을 준다는 것은 참 불쌍한 얘기입니다. 어떻게 보면. 그래서 말이 안 되는 거고요. 저한테 그런 무신론자가 된 계기가 있다면, 일단 처음에는 세상에 이렇게 종교가 많은데 그것이 다 진리일 수는 없을 거라는 생각이었고요, 두 번째는 저에게 어떤 종교적인 관제가 남아있는 게 있었습니다. 처음에 고등학교에서 생물학을 공부하면서 생명이라는 현상의 복잡함에 놀랐고, 이렇게 복잡한 게 있으려면 누군가 이 복잡한 것을 기안한 사람, 디자인한 사람이 있을 거라는 생각은 했습니다. 그런데 다윈의 자연선택설을 배우고 나서, 이게 누군가, 어떤 한 사람 절대자가 와서 디자인 했다. 이런 거 필요 없구나. 다윈의 자연선택이 생물현상의 복잡함을 훨씬 더 설명해 주는 구나. 그때 제가 무신론자가 되는 첫 걸음을 딛은 것 같습니다.


김어준 : 저는 개인적인 무신론자에 그쳤거든요. 이걸 남들에게 널리 전파할 생각까지는 없었어요. 그런데 ‘신이 없다!’ 이런 설을 왜 이렇게까지 대중적으로 공세적으로 하게 된 건지. 이유가 있나요?


리처드도킨스 : 만들어진 신이 아마 세계에서 영어하고 독어권을 제외하고 가장 많이 팔린 나라가, 10만부 이상 팔렸거든요, 아마 한국일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에 와서 이런 얘기를 하는 게 굉장히 기쁜데요, 제가 이렇게 공개적으로 선언한 이유는 종교라는 게 굉장히 나쁜 영향을 세상에 미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종교의 이름으로 굉장히 많은 사악한 일들이 일어났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맹목적인 믿음, 즉 여기에서 맹목적이라고 하는 것은 증거 없이 무언가를 믿는 것이 내가 뭐든지 해놓고 그것을 정당화 할 필요 없이 정당화의 핑계를 주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것보다 더 중요한 두 번째 이유는 이 과학을 통해서 보는 세상은 너무나 아름답고, 매혹적이고, 미학적으로 뛰어납니다. 이런 과학을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우주에 대한 이해, 인생에 대한 이해, 나라는 것은 어떤 존재인가에 대해서 이해를 그것으로 배울 수 있다는 것은 굉장히 특별한 특권입니다. 그런데 어린이들이 이런 특권을 누리지 못하고 여기에 굉장히 실없는 대체물에 농락당하면서 자라야 한다는 게 저는 굉장히 사악하고 슬픈 일이라고 생각을 하고요 그래서 어린이들이 이런 것 대신에 과학을 통해서 우리가 알 수 있는 경이로움을 느끼고 경험하고 자랐으면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저희가 21세기에 태어나서 이렇게 경이로움을 보여 줄 수 있는, 진리를 드러내 주는 과학을 접하면서 살고 있는 게 특별한 것이고, 많은 어린이들이 좀더 이것을 같이 나누고 경험하면서 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저는 종교가 이것을 방해한다고 믿습니다.


김어준 : 종교적 주제는 얘기하다보면 끝이 없기 때문에 오늘은 여기까지만 얘기를 하고, 더 궁금하신 분들은 책을 읽어보시면 됩니다. 그런데 자서전을 쓰셨어요. 한국 오신 건 자서전 때문인데 저도 궁금했어요. 사람들한테 줄 메시지가 따로 있는 것인가, 아니면 유전자의 탈 것으로 거의 생명이, 죄송합니다마는, 막바지이기 때문에 흔적을 남겨야 되겠다, 아니면 출판사의 다음 책을 내라고 하는 압력 때문인가. 이게 궁금합니다.


리처드도킨스 : 아마 지금 말씀하신 이유가 조금씩 맞는 것 같습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내 경험을 한번 적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것은 자연스러운 일인 것 같고요, 사실 저는 인생에 참 재미있는 일이 많았습니다. 웃기는 일도 많고요, 그래서 자서권이 두 권으로 되어 있는데 두 권 다 제가 겪었던 많은 재미있는 일화들, 또 만났던 유명한 사람도 있고, 유명하지 않는 사람들과 겪었던 재미있는 일들도 많이 적었습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이유는 제 어머니가 100세신데 아직 살아계십니다. 그래서 사실 1권 같은 경우는 제가 제 어머니에게 제 어린 시절에 대해서 어머니가 기억하는 바를 인터뷰한 것, 그리고 어머니의 일기장을 옮긴 것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저는 압력이라고까지는 얘기를 안 하고 출판사가 그런 아이디어를 냈을 때 제가 동의를 한 거죠.


김어준 : 그런데 제가 써오신 책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했냐하면 이런 책을 쓴 사람이 정치에 관심이 없을 리가 없다, 그래서 여쭤보고 싶은데 최근에 트럼프가 당선되었고 위대한 미국을 만들겠다고 했는데 여기에 대해서 코멘트하실 게 있습니까?


리처드도킨스 : 도널드 트럼프는 허영이 가득차고, 헛소리나 지껄이고, 아마 글도 못 읽는 야만인일 겁니다. 아마 평생에 책 한 권도 안 읽어봤을 거라고 제가 장담할 수 있습니다. 미국을 위대하게 만든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전에는 위대했어요. 그런데 아마 도널드 트럼프가 나갈 때쯤이면 훨씬 덜 위대할 겁니다. 민주주의에는 그 안에 늘 이런 자멸의 시기가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는 그것을 잘 피해서 살아왔는데 지금은 확실히 위기입니다. 민주주의에는 늘 전혀 완전히 철저히 자격을 갖추지 않은 대통령을 뽑을 수 있는 위험이 민주주의라는 절차에는 늘 있기는 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수술을 받을 때는 그 의사가 자격을 갖춘, 해부학도 좀 알고, 수술 아는 방법을 잘 아는 의사가 해 주기를 바라고, 우리가 비행기를 타면 그 비행기를 조정 하는 사람이 비행기에 대해서 잘 조종할 줄 아는 사람을 하기를 원합니다. 그러나 민주주의에서는 칼 한번 만져보지 않고 조종간 한번 만져보지 않은 의사나 조종사가 나올 확률이 늘 그 안에 상존합니다. 그런데 트럼프는 이것보다 더 나빠요. 무능을 넘어서서 허영과 악의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건 정말 재앙이라서 미국과 세계가 도널드 트럼프를 살아남을 수 있을까 걱정을 합니다. 지구온난화도 부정하고 있고 여성을 혐오하고 있고, 인종차별주의자이고요. 유일한 희망은 탄핵밖에 없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사실 부통령은 어떤 면에서는 더 나쁩니다. 창조주의자거든요. 적어도 국가가 어떻게 운영을 해야 되는지, 정치라는 게 어떻게 되는지는 좀 아는 사람입니다. 탄핵만이 유일한 희망이 아닐까 합니다.


김어준 : 영국의 브렉시트 있잖아요. 그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경제학자의 해석은 많이 들어봤어요, 그런데 진화학자의 관점에서 영국인들이 최근에 왜 이랬는지 설명을 해 주세요.


리처드도킨스 : 이 질문은 경제학자한테 하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바로 이 부분이 문제가 아니었나 하는데요. 데이비드 캐머런 같은 경우가 너무 허영심에 ‘나 이거 이길 수 있어.’ 라는 생각에 무리한 수를 둔 겁니다. 사실 EU를 떠난다는 결정은 굉장히 복잡한 여러 가지 것들을 고려해야만 하는 결정인데 이것을 일반 영국 사람들이 할 거다, 따라줄 거다 하는 터무니없는 생각을 한 겁니다. 그런데 이것이 EU는 떠나는 것 같은 문제는 경제적으로, 역사적으로, 정치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이것을 이해를 해야만 제대로 된 결정을 내릴 수 있는데도 이것을 할 수 있어, 사람들이 해 줄 거야라고 믿은 게 잘못이고요. 두 번째는 이것이 엄청난 헌법적인 영국의 변화를 갖고 옵니다. 그랬으면 이것이 국민투표가 3분의 2가 찬성하는 것으로 해야 하는데 단순한 다수결, 반 50% 이렇게 한 것도 역시 카메론이 이것을 우습게 본 본인의 허영에서 나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김어준 : 알겠습니다. 알파고 같은 인공지능이 나왔습니다. 이게 <이기적인 유전자> 이론을 바꿀만한 사건인지, 그리고 인류가 진화해 가는 특징을 바꿀만한 등장인지, 이론이 바뀌냐? 더 나아가서 진화적 특징이 바뀌냐? 어떻게 보세요?


리처드도킨스 : 사실 인공지능이라는 문제는 오랫동안 저를 매혹시킨 주제 중의 하나였습니다. 1960년대 처음 이것에 대한 얘기가 나왔는데 그때부터 관심이 있었는데요, 사실 생각만큼 빠르게 진행되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체스나 바둑 같은 분야에서는 상당히 이루어졌지만 좀더 세상과 소통해야 하는 분야에서의 인공지능의 발달은, 글쎄요, 저는 이런 튜링테스트, 사람한테 테스트를 했을 때 내가 완전히 사람하고 있다, 기계랑 하는 게 아니구나, 할 만큼, 사람을 속일 수 있을 만큼의 테스트를 한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유명한 과학자 스티븐호킹 같은 분이나 일란마스크 같은 사람들, 존경받는 사람들이죠, 걱정을 합니다. AI가 지배하는 로봇이 지배하는 세상이 됐을 때 이런 인간기능들이, 인간사회가 전복되고 인간이 필요 없어져서 단지 더 많은 기계를 생산하는 것 외에는 아무 일도 하지 못하는 기계를 노예가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하는데요, 저는 어쩌면 그렇게 로봇이 지배하는 세상이 꼭 지금보다 나쁠 것인가라는 생각을 합니다. 이렇게 가는 게 진화적으로 진보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저희가 SF적인 상상은 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먼 훗날 미래에 실리콘을 기반으로 한 생명체가 과거의 역사를 되돌아보며 ‘아, 역사의 여명에 이런 시대가 있었지, 옛날에 탄소를 기반으로 하고 끈적거리고 꿀렁꿀렁하고 이런 생명체가 있었다가 어느 순간에 이런 굉장한 진화의 도약이 있었던 때가 있었어.’ 이렇게 상상을 하는, 어쩌면 그때가 지금 저희 21세기가 아닐지 하는 생각은 해봅니다.


김어준 : 그리고 이 방송을 듣고 나서 자서전을 살까말까 망설일 수 있잖아요? 그런 사람들에게 무슨 얘기를 해 주고 싶으세요?


리처드도킨스 : 제가 지금까지 14권의 책을 썼습니다. 이제 한 권만 빼고 진화와 과학에 관한 책이기는 한데요. 저는 이 모든 것을 쓰면서 진리라는 것을 귀중하게 여겼고, 독자의 입장에서 쓰려고 노력했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늘 독자의 입장에서는 쓰면서 내가 이 말을 쓰면 혹시 독자가 오해를 할 수 있는데 어떻게 글을 쓰면 그런 오해를 안 하게 할 수 있을까, 또 어떻게 하면 독자에게 영감을 줄 수 있을까, 고민을 하면서 썼습니다. 저는 이게 과학이기는 하지만 시적으로 쓰려고 노력을 했습니다. 저는 언젠가 과학이 위대한시가 될 수 있고 또 언젠가 과학자가 노벨문학상을 탈 수 있을 날이 올 수도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김어준 : 첫 번째 노벨문학상을 타는 과학자가 되시기를. 탈 것의 수명이 다하기 전에. 오늘 말씀 감사했습니다. 지금까지 세계적인 석학 그리고 장난꾸러기네요, 리처드도킨스 영국 옥스퍼드대 명예교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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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론은 그저 "이론에 불과"한 것일까? 이에 관련한 미주리주의 소위 "원숭이 재판" (1965년 Scopes Trial) 에 원고측 증인으로 참여한 동물학자 Winterton Curtis 의 명쾌한 비유.


1. 진행되는 일련의 사건에서 '사실', '과정', 그리고 '원인'이 무엇인지를 묘사하는 비유로써 시작해 보기로 하자. 배 한 척이 유럽의 항구에서 뉴욕항을 향해 출발한다고 하자. 우리는 다음을 구분할 수 있다:


(1) 배가 뉴욕항에서 "창조"되는 대신, 실제로 대양을 건너갔다는 "사실"

(2) 직접적이건 간접적이건, 배가 목표로 하는 "과정"

(3) 증기나 전기와 같은 내부의 추진력, 바람이나 해류와 같은 외부의 힘, 또는 무선에 의한 방향유도 등, 배가 나아가도록 만든 "원인". 



2. 이를 진화론에 비유한다면:


(1) 역사적인 연속적 사건들로써 나타나는 진화라는 "사실

(2) 육상척추동물이 물고기와 같은 조상으로부터 나온다거나, 파충류로부터 새들이 나온다거나 하는, 진화에 의한 "과정

(3) 무엇이 진화를 유발하였는가를 이야기하는 "원인"


이 세 가지 관점들은, 배의 항해처럼, 연관된 요소들을 통해 구분된다. 과학자가 아닌 이들이 진화에 대해 명확한 사고를 하려면 이들을 계속적으로 구분해야 한다.


"Suppose we begin with an analogy, illustrating what may be termed the fact, the course and the causes in a progressive series of events. A ship leaves a European port for the New York harbor. We may distinguish between:


(1) The fact that the ship actually crossed the ocean, instead of being “created” in the harbor of New York; 

(2) the course the ship may have pursued, whether direct or indirect, and the like; and 

(3) the causes that made the ship go, whether an internal propelling force like steam or electricity, an external force like wind or current or even direction by wireless.


Compared with the doctrine of evolution, we have:


(1) the fact of evolution, as representing the historical series of events; 

(2) the course followed in evolution, for instance, whether the land vertebrates arose from the fishlike ancestors, birds from reptiles, or the like; and 

(3) the cause of evolution or what made and makes it happen.


These three aspects, like those in the voyage of a ship, are separate though related items. They must be constantly distinguished if there is to be any clear thinking on this matter by one who is not a scientist."


원문:

https://ncse.com/blog/2015/07/fact-theory-path-again-part-1-00164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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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열린연단 주최 강연 시리즈 중 2017년 7월 15일에 열렸던 진화생물학과 분자생물학에 관한 강연이 있어 여기에도 공유하고자 한다. 1부 강연은 이준호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 2부 토론은 조은희 조선대학교 생물교육과 교수가 진행한다.


문화의 안과 밖 강연 시리즈: 2017 계승과 변화를 거듭해온 인류 지성사에 대한 성찰


이준호 교수는 사회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의 말을 인용한다. “지금부터 500년, 또는 1000년 후에 현대 생물학의 두 개의 랜드마크를 꼽는다면 하나는 1859년의 『종의 기원』이고 다른 하나는 1953년의 DNA 구조 논문이다.” 그 같은 선정 이유에 전적으로 동의하면서 다윈(Charles Darwin)은 불변의 진리가 존재한다는 “철학의 정수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사고의 전환을 이끈 데서, 왓슨(James Watson)과 크릭(Francis Crick)은 “유전 물질로서의 DNA의 구조를 밝힘으로써 진정한 의미의 ‘분자’ 생물학 시대”를 열게 한 데서 각각의 혁명적 역할을 발견한다. 그러나 “하나를 알고 나면 모르는 것이 훨씬 많아진다는 것”이 생물학을 공부하는 가장 큰 보람이라며 겸허한 도전을 촉구한다.


1부: 강연 - 이준호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이준호: "똑같은 장면을 보고서 우리는 전혀 다른 질문 두 가지를 할 수 있습니다. '왜'라는 질문하고 '어떻게'라는 질문입니다. 그래서 생물학에서도 크게 두 가지의 질문을 할 수 있다라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라고 하는 것은, 저희는 메커니즘 또는 기전이란 표현을 쓰는데요, 어떻게 작동해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가 하는 것으로 아주 가까이에서 일어나는 현상, 원인을 찾는 겁니다. 근접해 있는 원인을 찾는 경우를 우리는 '어떻게' 질문에 대한 것으로 연결시킵니다. '왜'라는 질문은 궁극적으로, 결국 진화로 연결되는 겁니다. 진화에서 생존으로 선택되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것으로 귀결하는 질문이 됩니다. 그런데 그동안 현대 생물학에서 계속 풀어왔던, 분자생물학의 입장에서 풀어왔던 질문들은 거의 대부분 '어떻게'의 질문입니다. 그런데 21세기에 '왜'라는 질문과 '어떻게'라는 질문이 합쳐져서 융합되는 시대에 다시 왔습니다. 그러니까 그동안 양립하고 있다가 이제는 두 가지를 한꺼번에 물어볼 수 있는 도구를 우리가 가지고 있는 때에 왔습니다."


2부: 토론 - 조은희 조선대 생물교육과 교수



이덕환(사회): "우리가 유전에 대해서 굉장히 많은 것을 알게 되고 또 유전에 직접 인간이 관여할 수 있는 기술들이 늘어나면서 우리가 커져가고 있는 건 사실입니다. (중략) 이런 문제들에 대해서, 완성된 형식은 아니겠지만, 하여간 사회적으로 합의를 만들어내기 위한 노력들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서는 과연 그런 게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참 걱정스러운 부분이 많습니다. 그러니까 일방적인 반대, 일방적인 거부감, 일방적인 찬성이 너무 극단적으로 부딪치는 부분이 있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조은희: "19세기와 20세기는 연구 방법이 굉장히 바뀝니다. 즉 다윈이 그 시절에 썼던 방법이 있고 그 다음에 왓슨과 크릭이 새로 사용했던 방법들이 있는데 왜 그때 그런 방법들이 사용되었을까 하는 측면과 함께 그것 각자가 어떤 함의를 가지는가를 질문드리고 싶구요, 또 중요하게는, 우리가 유전자를 DNA 서열이라는 형태로 이해하고 있는데 그러면 그 유전자의 의미란 도대체 무엇인가, 그리고 우리가 그 DNA 서열을 정확하게, 또 전장 유전자 전체 서열을 다 결정할 수 있다 할 때 그것이 과연 우리의 미래나 사람의 형질을 예측하고 알아낼 수 있다는 것인지, 그렇지 않다면 도대체 어디까지를 얘기할 수 있는 것인지 등등 특히 발생학을 전공하시는 이준호 선생님이 보다 정확하게 해주실 수 있는 말씀이 많이 있으실 것 같습니다."


2부 토론 마지막 부분 질의응답시간 중



Q: 이른바 창조과학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A(이덕환): 2014년이라고 제가 기억하는데 프란치스코 교황이 교황청에 과학위원회라는 게 있습니다. 거기의 검토를 거쳐서 진화론하고 빅뱅 이론은 과학 이론이고 성경의 창세기와 충돌하지 않는다, 기독교의 하느님은 무엇이든지 가능하게 만들 수 있는 요술지팡이를 가진 마술사가 아니다, 이렇게 선언을 했습니다. 적어도 가톨릭의 해석에서는 진화론이 성경 해석하고 충돌하지 않는다고 정리가 된 셈입니다.


아직 우리나라의 개신교에서는 그게 정리가 안 되어 있는 거고, 미국 대법원에서도 진화론은 과학 이론이고 창조론은 종교적 신념이다, 그래서 공립 학교에서는 창조론을 가르치면 안 된다고 판결을 했습니다. 미국 ‘과학원’이죠, ‘Academy of Sciences’에서도 똑같은 내용의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 나라에서는 지금 오늘 여기서 들으셨던 이런 진화론의 진짜 핵심 과학적인 부분들, 이런 부분에 대한 이야기는 안타깝게도 찾아보기 어렵구요, 진화론을 다른 영역으로 확대 해석하는 진화사회학, 진화심리학, 온갖 아류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쪽에서의 활동들이 너무 다양한 것 아닌가, 그래서 정작 진화론의 핵심은 다 놓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희 과학계가 굉장히 난처한 부분이 저희가 어떤 연구를 해서 결과가 나오면 그 결과의 확대 해석을 가장 두려워합니다. 연구자들이 뜻하지 않았던 방향으로 자의적으로 막 해석을 해갖고 그걸 가지고 연구자를 공격을 하면 정말 난감한 상황이 됩니다. 진화론의 응용 부분이 상당히 많은 경우에 그런 것 같습니다. 거의 모든 것을 진화론이 설명해 주는 것처럼 그렇게 얘기하는데, 진짜 다윈의 해석 그리고 왓슨의 DNA에 대한 해석을 기반으로 한 진화론에 대한 과학적 연구는 굉장히 제한적입니다. 그렇게 다양하지 않거든요. 그런데 과학자들은 그게 명백한, 그러니까 우리가 알고 있는 과학의 틀 안에서는 신기할 수 있는 것이라고 믿고 있는 겁니다. 그 정도로만 이해해주셨으면 좋겠는데, 너무 막 대단한, 세상의 모든 것을 해석해주는 이론으로 과장을 해버리면 모든 사람들이 다 불편한 이야기가 되는 것 같습니다.


저희가 ‘진화가 발전이 아니다, 진보가 아니다’라는 얘기를 꽤 오래 전부터 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아까 말씀드렸듯이 진화론은 현대 과학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고 상당히 건강한 모습으로 발전하고 있는데 이게 오해가 굉장히 많은 것 같습니다. 그 부분은 경계해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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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열린연단 강연 시리즈 중에 2016년 12월 10일에 있었던 "과학 기술의 윤리"라는 제목의 강연+토론인데, 그중 1부: 서강대학교 화학과 & 과학커뮤니케이션 전공 이덕환 교수의 강연이다. 근데 듣다 보니 내용이 꿀잼이다. ㅋㅋ 처음에는 뭔가 대충 설겅설겅 할 것 처럼 얘기하더니 할 말 다 하고 있다.


대한민국 과학기술 발전의 역사를 짚어가면서, 유명한 2005년의 '황우석 사태'에 대한 이야기도 중요하게 다루고 있고, 그밖에 한국인 과학자들이 왜 돈만 처먹고 노벨상 못타고 찌질하냐고 비난 많이 받는데, 전국가적인 투자는 기술개발 쪽에 잔뜩 해놓았는데 정작 노벨상은 기술개발의 성과가 아니라 기초과학의 지식을 세운 사람들에게 주는 상이었다는 얘기도 있다. 본인이 과학 전공자라면 이 강연 한 번쯤 시간 내서 각잡고 시청하길 권한다. 꼭 봐라. 두 번 봐라.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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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연단: 문화의 안과 밖 강연 시리즈] - 2016 바른 사회와 의미 있는 삶을 위한 성찰

과학 기술의 윤리: 과학자의 윤리에서 첨단 기술의 윤리로 


이덕환 교수는 “과학 기술의 윤리를 강화해야 된다”는 주장은 어떤 경우에도 옳다고 전제하면서 특별히 현 상황에서는 “과학자의 자정 노력이 더 강조돼야” 할 것이라고 생각을 밝힌다. 한편 자율성을 장려하기 위한 제도적 안으로는 그 기준을 모호함 없이 명백하게 만들 것,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진 “투명하고 합리적인 기준”을 어길 시에는 “관용을 생각할 필요가 없다”라고 힘주어 이야기한다. 그와 더불어 비판적 합리주의라 할 ‘과학 정신’을 튼튼한 기초로 삼아 “인체에 위험하지 않고 환경에 위험하지 않은 기술”이 존재한다는 환상을 버리고 첨단의 과학 기술에 대해서 “어느 정도를 어떻게 수용하고 용납할 것인지의 문제”를 면밀히 따져보는 게 현명한 길이 될 거라 말한다.



[하이라이트] "황우석 사태" (1부 강연 中)





1부 강연: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



이덕환 : 제가 ‘과학자의 윤리’라고 하는 것은 직업인으로서의 과학자의 윤리, 그러니까 과학자의 직업 윤리에 대한 이야기고요, 무게중심이 과학자에 맞춰져 있습니다. 얘기의 상당한 부분을 우리 과학 기술계의 현실, 특히 윤리적인 측면에서의 현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그리고 오히려 저는 오늘 ‘첨단 기술의 사회적 수용성’에 관련된 윤리적인 측면을 좀 더 강조를 해서 말씀을 드리고 싶은데 어느 정도 성공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 21세기의 키워드는 ‘민주화’하고 ‘과학 기술’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사회적 합의가 굉장히 중요하고 과학 기술에 대한 인식이 굉장히 중요하다 이런 얘기인데 제일 대표적인 게 첨단 과학에 대한 윤리적 논란입니다. 특히 생명과학하고 생명공학 사이의 구분, 어떻게 해야 되는가에 대해서 아주 혼란스럽습니다. 일부에서는 생명과학하고 생명공학은 구분이 불가능하다, 그러니까 같은 거다 그래서 윤리적으로 제재와 규제를 해야 된다 이런 주장도 있고 그렇지 않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그런데 하여튼 과학 지식이 반영된 윤리 의식, 우리 사회의 윤리 인식도 이제는 첨단 과학 지식을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된다라는 얘기를 드리고 싶습니다.



2부 토론: 이종관 성균관대 철학과 교수




문광훈(사회) : 과학을 전공하지 않은 아마추어의 시각으로 보면 우선 우리 과학 기술의 발전 단계가 1960년대에서 1980년대를 지날 때까지 이른바 추격형이었다는 것, 그 때문에 그냥 선진화된 기술이나 정책들, 기준들을 그저 베끼고 모방했고 그래서 어떤 윤리적 기준을 고려할 여유가 전혀 없었는데 이제는 우리 자신의 기준을 주체적으로 만들어야 할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것, 글로벌 스탠더드의 기준을 따르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의 지적인, 문화적인 배경에 뿌리를 박은 우리 자신의 과학 기술의 윤리 지침과 정책과 제도를 만들어가야 된다는 것, 그것은 상당히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종관 : 과학 기술이 어떤 가치에 편향되지 않기 위해서 중립성을 유지하는 것은 굉장히 인정할 만한 태도지만 그 이면, 다시 말해서 나쁜 가치, 나쁜 목적에 무기력하게 이용당하는 것에 대해서 과학 기술자들이 어떤 경계심을 가져야 되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그런 경계심을 가질 수 있는 과학자의 태도 그런 건 무엇인지 한번 의견을 듣고 싶고요. (…) 다음은 과학 기술자들이 지금 평가를 받고 있는데 거기에 묘한 아이러니가 숨어 있다, 뭐냐 하면 평가 제도 자체가 과학적인데 그 과학적이라는 평가 제도가 사실은 과학자를 인간으로 보는 게 아니라 과학자들이 탐구하고 있는 그 세계, 즉 물질의 세계 속에 있는 물질로 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런 의문이 들 수 있다는 것이고요. 그리고 과학에 대한 윤리적 성찰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도대체 그때의 윤리는 어디에 근거해야 되는 건지 문제를 제기해보고 싶습니다.


[강의록]

과학 기술의 윤리 - 과학자의 윤리에서 첨단 기술의 윤리로


(전략)


황우석 사태 이후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오던 과학 기술의 윤리에 대한 논의가 이제는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간간이 일부 과학자들의 비윤리적 일탈이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고, 의료 분야에 한정된 범위에서 제도화된 생명윤리 논의가 지지부진하게 이어지고 있을 뿐이다. 그렇다고 문제가 만족스러운 수준으로 해결된 것은 아니다.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첨단 기술의 윤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오히려 줄어들었고, 과학 기술 투자의 저효율성에 대한 무차별적인 비판이 훨씬 더 중요한 사회적 이슈가 돼버렸다. 관료주의의 틀에 갇혀버린 과학자들도 윤리 문제에 대한 충분한 관심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과학 기술의 윤리에 대한 논의는 지극히 제한적이다. 연구 수행과 논문 발표에 적용되는 연구 윤리의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과학자들의 비윤리적인 부정행위를 철저하게 막아야 한다는 당위적 지적이 반복되고 있고, 우리 과학자들의 윤리 의식이 국제적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패배주의적인 비판도 넘쳐난다. 과학 기술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가진 관료와 언론의 일방적인 주장이 대부분이고, 국제화를 외면할 수 없는 과학 기술의 특성도 무시한 지적이다. 과학철학과 사회학도 윤리 문제에 대한 논의의 본격적인 활성화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과학 기술 현장의 실제 문제는 외면하고, 국외자의 입장에서 먼 곳의 양 떼를 분석하는 자세가 일반적이다. 정부의 제도 개선을 위한 노력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과학 기술 분야의 윤리적 상황은 다른 학문 분야와 분명하게 구별된다. 흔히 정부의 고위직 인사의 청문회에서 제기되는 부당한 학위 취득, 학술 논문의 표절과 중복 출판, 연구 실적의 도용 등의 논란은 과학 기술과는 거리가 먼 것이다.과학 기술 분야에서 논문의 표절이나 저자 표시 등의 초보적인 윤리 문제는 상당한 수준으로 개선되었다. 거의 모든 학술 단체들이 상당한 수준의 윤리 강령을 시행하고 있고, 표절 여부를 기계적으로 가려내는 소프트웨어를 활용하고 있다. 오늘날 과학 기술계를 괴롭히는 윤리 문제는 따로 있다. 연구비 관리와 연구실 문화에서의 일탈 행위와 연구의 비효율성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첨단 기술의 윤리 문제도 새로운 도전이다. 거의 모든 사회 문제가 과학 기술과 직결되어 있고, 사회의 윤리관도 과학과 기술의 급속한 발전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고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과학자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첨단 기술의 윤리에는 사회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수이다. 윤리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예상되는 기술의 경우에는 개발과 활용 단계에서부터 사회적으로 철자하게 감시할 수 있는 사회적 역량이 필요하다. 새로운 기술의 수용성과 관련된 윤리 문제는 쉽게 정의하기도 어렵고, 제도적으로 규제하기는 더욱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첨단 기술의 윤리에 대해서는 사회적으로 활발하고 적극적인 논의가 반드시 필요하다. 첨단 기술의 윤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가치 중립적인 과학의 영역으로 확대되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중략)


황우석 사태를 겪고 난 2007년 4월에는 과학자의 사회적 책임과 연구 윤리 등을 명시한 '과학기술인 윤리강령'도 제정했다. 과학 기술 분야의 학술지 편집에서 소프트웨어를 사용한 표절 감시가 필수과정으로 자리를 잡았다. 다른 분야와 달리 과학 기술 분야에서는 학술 논문의 표절, 저자 표시, 중복 게재는 더 이상 찾아보기 어려워진 것은 그런 노력의 결과다.


2005년 11월에 불거진 황우석 사태는 추격형 과학 기술의 성과에 취해 있던 우리 사회가 감당하기 어려운 충격이었다. 과학 기술계 전체가 윤리적으로 타락한 집단으로 매도되었고, 과학 기술에 대한 사회적 불신도 증폭되었다. 황우석 사태는 부당한 정치적 영향력을 확보한 과학자가 만들어낼 수 있는 최악의 윤리 위반 사례였다. 연구비를 확보하는 과정에서부터 연구 성과를 발표 단게에 이르게 하는 모든 과정이 비정상적이었다. 과학 기술계가 황우석의 비윤리적인 연구 행태를 인정하거나 용납한 적은 없었다. 다만 정치권과 정부 고위 관료의 힘을 앞세운 '영웅 만들기'에 대항하기에는 역부족이었을 뿐이다. 황우석 사태는 정부의 지원에 매달려 성장해왔던 우리 과학 기술이 정치적, 사회적 영향력 앞에 얼마나 무기력한지를 분명하게 보여 주었다. 비정상적인 정치적 영향력이 휩쓰는 사회에서는 과학 기술도 윤리적으로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중략)


황우석 사태의 파장은 생각보다 훨씬 심각했다. 1967년에 신설되어 국가 과학 기술 정책을 총괄했던 과학기술처는 2008년 교육과학기술부로 개편되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져버렸다. 2011년에 대통령 직속의 행정 위원회로 출범했던 국가과학기술위원회도 2년 만에 교육과학 기술부와 함께 간판을 내렸다. ICT(정보통신기술)와 함께 창조경제를 전담하는 미래창조과학부가 과학 기술 정책을 담당하고 있다. 과학 기술이 국정의 중심에서 완전히 밀려나버리게 된 것이다. (중략) 국가 연구개발 사업의 주체가 분산되면서 심각한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는 연구개발 사업이 과학 기술로 둔갑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해양수산부의 천일염 명품화 사업과 경찰청의 경찰견 체세포 복제 사업은 정부의 과학 기술 연구개발 사업의 범위를 완전히 벗어난 것이다.


민주화, 외환 위기, 황우석 사태 이후 과학 기술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심각한 수준으로 훼손되어버렸다. 국가 연구개발 사업을 주도했던 과학자들이 이제는 사회적 관리의 대상으로 전락해버렸다. 1993년 김영삼 정부의 출연 연구소 민영화 시도로 시작된 출연 연구소의 구조 조정은 20여 년이 넘도록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 외환 위기를 핑계로 단축된 출연 연구소 과학자들의 정년도 회복되지 않고 있다. 결과적으로 연구개발 사업의 기획, 관리, 평가의 전 과정에 대한 관료 사회의 영향력이 크게 확대되었다. 연구개발 사업의 불합리한 관료주의적 관리에서 발생하는 문제가 과학자의 윤리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시작했고, 과학 기술 투자의 비효율에 대한 사회적 비난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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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카락 한 가닥을 잡아당겼을 때 '앗 따거!' 하게 해주는 뉴런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출처: Neuroscience News)


NIH 연구자들은 머리카랑 하나를 잡아당기는 미세한 자극에도 반응하는 종류의 감각뉴런을 찾아내었다. 이러한 여러 종류의 감각반응의 메커니즘을 이해함으로써 통증 치료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제대로 찾아내기 위한 첫걸음이 될 수 있다. 이 발견은 2017년 8월 16일 Neuron 저널에 발표되었다.


이 연구의 대표저자이며 미국 국립 보완 및 통합 보건 연구소(NCCIH)의 책임연구원인 Alexander Chesler는 "과학자들은 서로 다른 외부 자극, 즉 촉각, 열, 냉각, 압박, 그리고 진동 등의 감각을 감지하는 종류의 뉴런들의 종류를 알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많이 알려져 있는 것들은 온도나 촉각에 관련된 것들이며, 반면 특정한 자세나 활동에 연관된 해부학적 통증(anatomical pain)과 같은 기계적 통증(mechanical pain)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별로 없다"고 이 연구의 의의에 대해 설명했다.


이 연구에서, Chesler와 동료들은 신경 활동을 측정하는 functional imaging, 뇌의 전기적 활동 기록, 그리고 유전학적 방법을 함께 사용하여 뉴런들이 여러 종류의 자극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알아보았다. 연구진은 통증 연구에서 오랫동안 연구되어 왔던 Calca라는 유전자가 발현되는 종류의 감각뉴런을 주목했다.


연구진은 마우스의 뺨 부분에 여러 가지 자극을 주었는데, 바람, 타격, 빗질 등의 기계적 자극, 털뽑기나 꼬집기(...) 등 "높은 역치의" 기계적 자극, 그리고 온도에 의한 자극 등을 주었다고 한다. 이로써 발견한 것은, 대상 뉴런은 크게 두 종류에 속하는데, 모두 경미한 자극에는 둔감하였다. 첫 번째 종류는 잘 알려진 통증섬유(다형성 통증수용체)로, 열이나 꼬집기 등의 강한 자극에 반응한다. 다른 하나는 이전까지 알려진 적이 없는 특이한 뉴런인데, 이 뉴런은 털뽑기에만 강하게 반응한다.(...) 연구진은 이 고역치 기계감각 수용체(HTMR; high-threshold mechanoreceptor)를 피부에 독특하게 배치돼 있는 신경말단의 모습에 착안하여 "circ-HTMR"라고 명명했다. 이 신경의 관찰된 모습은 섬유 말단의 모습이 모공 기저부를 둘러싼 올가미 모양이다.


연구진은 이 circ-HTMR에 대해 좀더 알아 보고자 추가적인 실험을 하였으며, 마우스에 대한 광유전학(optogenetics)에 의한 직접적 활성화 만으로도 (광유전학적 활성화를 유발하는)청색광 자극과 연결된 공간을 회피하는 등의 방어적 행동을 유발할 수 있었다.


Chesler가 설명하기를, "이들 뉴런의 한 가지 흥미로운 성질이, 조직화된 수용 범위가 꽤 큼에도 불구하고 털 한 가닥만을 잡아당겨도 반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뉴런들의 전기적 성질 또한 일반적인 통증신경보다 훨씬 빨리 반응하고 털이 잡아당겨지는 동안 계속 발화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고 한다.


NCCIH 원장 Josephine Briggs는 "이 발견으로써 몸감각계가 어떤 식으로 통증 자극을 처리하는지에 대한 통찰을 더해 주었다. circ-HTMR 뉴런의 고유한 성질에 대한 추가적 연구로써 물리적 통증에 의해 활성화되는 뇌 부위를 신속-정확하게 알아내는 데 유용할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통증 치료에 대한 합리적 접근법을 설계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논문:

“Specialized Mechanosensory Nociceptors Mediating Rapid Responses to Hair Pull” by Nima Ghitani, Arnab Barik, Marcin Szczot, James H. Thompson, Chia Li, Claire E. Le Pichon, Michael J. Krashes, and Alexander T. Cheslery in Neuron. Published online August 16 2017 doi:10.1016/j.neuron.2017.07.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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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에서 카오스재단과 공동으로 강연회 시리즈를 기획하여 진행하고 있는데, 그중 이 강연은 이전에 소개한 앨런 소칼의 소위 '지적 사기'와도 관련이 있는 내용이라 흥미롭다. 



1부에서는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오세정 교수가 강연을 진행하며 96년도에 벌어졌던 포스트모던 과학지식사회학에 대한 물리학자 앨런 소칼의 가짜논문 사건도 다루고 있다. 당시 이에 관려하여 오세정교수가 참여한 언론 지면상의 토론이 있었으며, 그에 대한 오세정 교수의 자세한 부가 설명도 들을 수 있다. 이후 2부의 토론 파트에서는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홍성욱 교수(과학사 및 과학철학 전공)와 카이스트 물리학과 정하웅 교수가 참여하고 있다.


[열린 연단: 문화의 안과 밖 강연 시리즈] - 2014 오늘의 시대에 대한 문화적 성찰


오세정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는 "그 동안 과학은 주로 '경제 발전을 위한 도구'라는 인식이 강했다"고 전제한 뒤 "미래만이 아니라 현재 우리가 부딪히는 사회의 많은 문제들도 과학기술적 요소를 포함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 어느 때보다 "올바른 과학 정신에 대해 교육하는 일"이 중요한데 "특히 구체적인 과학적 지식을 많이 가르치는 것보다는 과학 지식이 객관적으로 얻어지는 과정과 그 사고방식을 가르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그와 동시에 "과학자들이 인문학적 지식을 갖는 것도 더욱 절실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1부 강연: 오세정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오세정 : 우리가 사실은 한국에서 과학기술의 의미를 한 번, 다시 한 번 살펴봐야 할 때는 됐다고 생각을 해요. 여태까지는 사실 우리나라의 제일 큰 문제 중의 하나가, 소위 과학문화가 거의 없다는 게 커다란 문제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거든요.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서구 같은 경우에는, 특히 미국 같은 경우에는 과학 프로그램, TV프로그램도 굉장히 인기 있는 것들이 많고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같은 건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시청을 했고 책도 많이 팔렸고요.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과학책을 쓰더라도, 과학에 관한 일반 대중의 책을 쓰더라도 어려운, 굉장히 일반 대중들이 과학에 대한 관심이 없고 그런 것들이 커다란 문제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학생들 아니면 제 친구들한테도 물어보면, 과학을 전공하지 않은 친구들한테 들어보면 고등학교 때 정말 힘들었던, 공부하면서 힘들었던 기억밖에는 없다 그러거든요. 그러니까 우리나라의 입시 위주의 교육 때문에 아주 지겹게 공부를 하고 나오자마자, 그게 이제 다 해방이 되자마자 과학 쪽은 쳐다보지도 않는다 하는 사람이 굉장히 많은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까 사실은 현대사회가 과학적으로 변해가면서 사회 자체가 많이 변해가는데 그 흐름을 별로 잘 따라가지도 못하는 것 같고 과학기술이라는 게 그냥 ‘이거는 전문가들이 하는 것’ 이렇게 받아들이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은 것 같습니다. 실제로 정부도 좀 그런 역할을 한 편이고요.


2부 토론 – 홍성욱 교수, 정하웅 교수





김상환(사회) : 오세정 선생님 말씀에 이어서 지금부터는 질문과 토론 시간, 한 시간 정도의 여유를 가지고 질문과 토론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시작하기 전에 지정 토론자로 모신 두 선생님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먼저 홍성욱 교수님 올라와 계신데요. 서울대학교를 졸업하시고 동 대학원에서 과학사 및 과학철학 협동과정에서 박사학위를 하셨습니다. 현재는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를 맡고 계십니다. 그 옆에는 정하웅 선생님 올라와 계십니다. 서울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하시고 대학원에서 석사, 박사를 다 이수하셨는데요. 현재는 한국과학기술원 물리학과 KAIST-지정석좌교수님으로 계십니다. ‘복잡계 네트워크’라는 새로운 연구 분야를 개척하시는 젊은 과학자이십니다.


홍성욱 : 우리나라에 지난 몇 년 동안 기초과학에 대한 지원이 퍼센티지로 봤을 때 상당히 증가를 했습니다. 그 중에 상당부분은 기초과학 그 자체에 대한 지원이기보다는 기초연구에 원천연구라는 것을 더해서 그 둘을 기초과학에 대한 지원의 카테고리로 묶어버린 측면이 있습니다. 원천연구의 상당 부분은 그 전에 응용연구라고 분류가 되던 그런 부분을 가지고 온 겁니다. 퍼센티지로는, 예를 들어서 30%에서 50% 정도 증가를 했는데, 실질적인 내용상의 증가는 없습니다. 숫자놀음 비슷한 상태였고요. 문제 중의 하나는 리서치는 리서치대로, 개발연구는 개발연구대로 그냥 둘 수만은 없는 상황입니다.


정하웅 : 저는 아주 그냥 쉬운, 그러니까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그리고 오늘 주제가 과학과 문화인데 과학에 대해서만 너무 치중된 것 같아서 문화에 대한 얘기를 조금 더 드리려고 합니다. ‘열린연단 : 문화의 안과 밖’ 홈페이지 가보시면 알겠지만 이 열린연단의 목적이 우리 문화를 체계적으로 조망하고 토론한다라고 되어있습니다. 문화의 정의는 학문, 문화, 예술, 여론 등을 포함하는 상황의 전체적인 지표라고 되어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주제에 대한 객관적이고 엄밀한 검토를 하려고 한다라고 하는 게 주제입니다. 정의를 해야겠는데 제 짧은 지식으로 정의를 하는 건 아닌 거 같아서 그리고 문과 분들의 특성을 따르기 위해서 여기 문과 분들이 많이 계시니까요. 문과 분들의 방식을 따라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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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Early Humans Became More Feminine, Which Led to the Birth of Culture"


요약: "문화"의 발달은 Homo sapiens 의 출현으로 인해 인류의 조상종보다 가녀리고 섬세한 인류가 출현함으로써 시작될 수 있었으며, 이는 대체로 세대를 거듭하면서 self-domestication 및 성선택에 의해 공격성의 원인이 되는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는 이야기.

"In most primates the physically strongest male tends to dominate, but in early humans the smartest or the most creative males may have come to the forefront." (대부분의 영장류에서는 육체적으로 가장 강한 수컷이 지배적 위치를 점하는 경향이 있으나, 초기 인류의 경우는 가장 영리하거나 가장 창조적인 수컷들이 전면에 나섰던 것으로 보인다.)

이 이야기는 콩고의 강 양쪽에 거의 같은 환경 속에서 살고 있는 침팬지 vs 보노보 사이의 비교 연구로써 뒷받침된다. 침팬지는 sexual dimorphism 이 매우 크다. (암컷보다 수컷의 덩치가 매우 크며 공격성도 강한데, 이는 체내 테스토스테론의 농도가 높음에 기인한다.)

타 종족과의 생존경쟁이 덜한 보노보의 경우는 콩고의 강 맞은편에서 고릴라와 생존경쟁을 벌여야 하는 침팬지와 달리 폭력성이 강한 수컷을 벌하고 생식으로부터 배제하는 self-domestication으로써 공격성이 줄어든 것으로 보이며, 이는 초기의 원시 인류에서도 같은 과정을 거쳤으리라 생각되고 있다. (Richard Wrangham, Harvard University)

또한 이러한 'feminitization'에 의한 수컷 공격성의 감소는 성평등을 향한 경향성에도 기여를 한다. 이러한 친밀성은 수렵-채집 사회에서 혈연관계가 없는 이들끼리의 밀접한 사회적 교류와 이로 인한 유전적 다양성을 촉발하여 진화적 유리함을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sex equality suggests a scenario where unique human traits, such as cooperation with unrelated individuals, could have emerged in our evolutionary past.” (성평등은, 예를 들어 혈연관계가 없는 개인들과의 협력과 같은, 인간의 독특한 형질이 과거에 진화적으로 어떤 식으로 나타나게 되었는지 그 시나리오를 예측케 한다.)
- Andrea Migliano

다만, 농경사회의 시작은 남성들로 하여금 여러 명의 아내와 자식을 둘 수 있을만한 재화의 축적을 가능케 했기 때문에 남녀간 성적 불평등이 재래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이는 농경사회 이후의 인류 두개골의 구조가 그 이전 또는 현대의 인류 두개골에 비해 더 원시적인 남성적 모습에 가까워졌음을 보면 예측 가능하다.

결국 인류는 지나치게 폭력적인 개인들을 배제하는 'proactive violence'로써 집단의 생존과 다양성에 해가 되는 'reactive violence'를 줄여왔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과정들은, 수천년간에 걸친 여성에 의한 성선택과 더불어, 남성의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낮추어 보다 '여성적인(feminine)' 방향으로 진화되었고, 이는 과거에 비해 성평등적인 사회와 더불어 "문화"의 시작을 가져왔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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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수의 성행동 형성 및 유지에 관여하는 Dmnt 효소

원문: Female Brain Maintained by Methylation - The Scientist, 3/30/2015

암수의 성적 행동이 어떻게 구분되는가에 대한 연구를 소개하고자 한다. 뇌의 시각전구역preoptic area (POA) 부분에 수컷의 성적 행동에 관련된 유전자가 메틸화methylation 에 의해 억제되면 암컷의 성적 행동을 유발한다는 이야기. 2015년 3월 30일자 Nature Neuroscience 에 실린 내용을 The Scientist 지에서 리뷰한 기사다.

설치류의 경우 뇌의 암수 차이가 태아 발생 끝무렵부터 생후 1주일까지의 기간 동안 형성되는데, 수컷의 경우 정소의 남성 호르몬이 남성성 형성을 주도한다. 반면 암컷의 경우는 난소의 여성 호르몬 분비 없이도 여성성 형성이 이루어지기에 호르몬의 영향 없이 여성성이 디폴트인 것으로 알려져 왔으나, 그 "디폴트"의 뇌형성 과정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에 대해서는 밝혀진 바가 별로 없다고 한다.

이 논문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남성 호르몬이 없을 경우 뇌는 디폴트로 여성화feminization가 이루어지지만 발생 과정에서 DNA 메틸화DNA methylation에 의해 그 여성화가 "유지"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결과로 말하자면, 암컷 rat에게 남성 호르몬을 투여하여 성행동을 변화시키는 것은 출생 후 대략 1주일까지의 "민감성 기간sensitive period" 동안만 효과적인 반면 DNA methyltransferase (Dmnt) 길항제inhibitor 에 의한 성행동의 변화는 그 시기 이후의 경우에도 암컷에게 수컷의 성행동을 유발시킨다.

전체 지놈 RNA 시퀀싱whole-genome RNA-seq 결과로도, 단지 RNA 발현량의 차이 이외에도 암컷 및 수컷에 각각 특정적인 접합 변형splice variant들, 그리고 촉진인자 사용promoter usage 등에서 성별 차이가 크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즉, 단지 유전자 발현량의 차이 뿐 아니라 이후의 전사 후 수정post-transcriptional modification 수준에서 성별차이가 커지는 것이다.


"In summary, the proximate mechanism by which females maintain control over neural gene expression clearly involves differential DNA methylation, both for preventing masculinization and allowing feminization, ultimately enabling the development of sex differences in the brain."


논문:
Nugent, B. M. et al. Brain feminization requires active repression of masculinization via DNA methylation. Nat Neurosci 18, 690-697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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